이날 거래소에서는 조정 우려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세와 추격매수세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장중등락폭이 46포인트나 됐다. 코스닥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상승세로 마감됐다.
증시전문가들은 거래소시장이 850선 근처에 버티고 있는 매물벽에 막혀 조정국면으로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장세 예상은 크게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5월 30일 이후 장세를 ‘단군 이래 최대의 급등장이면서도 증시전문가들은 입만 벌리고 쳐다봐야 했던 장’이라고 말한다. 이번 반등장을 낳은 호재를 꼽으라면 △향후 예상되는 악재가 모두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과 △전체적으로 주가가 너무 싸다는 점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주가가 급상승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투기적인 큰손 개인투자자들이 시동을 건 바람몰이장’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실제로 이 기간에 객장의 열기를 나타내는 고객예탁금 회전율은 5월 30일 60%에서 6월 7일 92%로 올랐다. 예탁금 회전율은 통상 70% 이상이면 과열권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개인들이 반등을 촉발한 5월 31일 이후 외국인이 엄청난 순매수 공세를 취하자 대세상승론이 차차 힘을 얻어가는 국면이다.
향후 중장기장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박스권 횡보론과 대세상승론으로 나뉜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예상했던 조정이 시작되면서 증시의 탄력은 한 템포 늦춰질 것이지만 앞으로 상승 하락장이 두세번 번걸아 나타날 것”이라면서 “그 후 650∼700선을 박스권으로 한 횡보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거래량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수가 예상보다 적게 떨어진 것을 보면 조정 속도가 매우 빠르다”면서 “750선을 지지선으로 해서 조정을 마친 뒤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오성진과장 “그동안 상승폭을 감안하면 100포인트 가까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특별한 호재가 없었는데도 이 정도로 지수가 오른 것은 무시해 버릴 수 없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오과장은 “본격적인 대세상승장이 전개될 지 여부는 재벌 및 금융 구조조정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려있으나 올 가을 전에는 시작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지금 시점에서 추격매수하는 것은 절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조정이 단기에 끝나고 재반등 국면이 펼쳐지더라도 시세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종목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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