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공치아 이식 "틀니와 비교말라"

  • 입력 2000년 6월 8일 20시 17분


“몇 년 만에 맛보는 갈빗살이니?”

대기업 S사의 양모부장(46)은 지난 어버이날을 잊을 수 없다. 두 달 전 어머니(71)에게 임플란트시술을 받도록 하고 처음으로 모시고 간 갈비집. 어머니는 갈빗살을 뜯다말고 주름살이 깊이 패인 손으로 3, 4분 동안 눈가의 물기를 훔쳤다. 양부장은 요즘 근무 틈틈이 어머니의 그 모습이 눈에 밟힌다. 왜 진작 해드리지 못했을까….

흔히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잇몸만으로는 살 수 없어 틀니로 지내는 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벌써 살 만큼 살았다는 자조감이 들기도 하고 이가 빠진 자리 만큼이나 휑하니 정신이 빠져나가는 듯하기도 하고…. 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되는데다 환한 미소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임플란트는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법과 장점 및 주의점을 살펴본다.

▽임플란트란?〓 두 가지 뜻이 있다. 우선 ‘인공치아를 이뿌리부터 심는 시술’을 뜻한다. 잇몸뼈에 3∼4㎜ 정도 구멍을 뚫은 다음 △티타늄으로 만든 나사 모양의 인공 이뿌리(치근·齒根)를 박고 △4∼6개월 뒤 뼈와 이뿌리가 단단히 들어붙으면 △이뿌리 위에 연결기둥을 박고 진짜 치아처럼 생긴 ‘보철물’을 연결하는 것.

또다른 뜻은 이 시술 때 심는 ‘인공 이뿌리’. 흔히들 ‘임플란트’라고 하면 여기에 연결한 보철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 뜻은 그렇지 않다. 넓은 의미로 이뿌리와 여기 연결된 보철물을 통틀어 임플란트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의 임플란트는 인공이뿌리.

▽무엇이 좋은가?〓 이가 빠진 곳 양 옆 치아를 깎은 뒤 이것을 지지대로 삼아 이를 끼워 넣는 ‘브리지’나 틀니의 씹는 힘이 생니의 30∼40%라면 임플란트는 95% 이상. 또 자신감 넘치는 웃음과 젊다는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임플란트를 박을 때 2∼5시간, 여기에 기둥과 보철물을 연결할 때 2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고 시술 뒤 통증도 별로 없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이뿌리를 박고 1주 안에 술을 마시거나 갈비 오징어 등 단단한 것을 씹으면 당장 맥없이 빠질 수 있다. 또 시술 기간에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 반 정도가 흔들리므로 ‘치료지침’을 지키기 어려운 골초나 술꾼은 시술받지 않는 게 좋다. 한 개당 250만∼400만원이 들 정도로 시술비가 비싼 것도 단점.

▽나이가 많으면 받을 수 없나?〓 80대 이상도 받는다. 다만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다른 질환 때문에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하면 시술을 못받는다. 잇몸뼈가 녹은 경우엔 턱뼈나 인조뼈 골반뼈 등을 이식한 다음 시술받는다. 아래 잇몸뼈가 두텁지 않아 그 밑에 있는 신경이 다칠 위험이 있으면 신경을 옆으로 옮긴 다음 임플란트를 하고 신경을 원래 위치로 옮기는 시술을 받기도 한다.

▽임플란트는 영구적?〓 보철물이나 보철물에 임플란트를 연결하는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제대로 박힌 임플란트가 빠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최근 학회보고에 따르면 임플란트 시술 뒤 아랫니는 95%, 윗니는 82%가 10년 동안 단단히 박힌 상태로 유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임플란트를 받쳐주는 잇몸이 변형되거나 잇몸뼈가 녹아버리면 ‘순망치한(脣亡齒寒)’식으로 임플란트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임플란트가 금속이니까 닦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주위가 변형되는 것을 막으려면 늘 꼼꼼히 임플란트 시술 부위를 양치질하고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 치과에서 스케일링하듯 ‘닦고 조이는’ 것이 좋다. (도움말〓고려대 치의학대학원 권종진원장, 경희대 치대 보철과 이성복교수,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치과진료부 손성희교수)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