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일본의 방랑시인 바쇼(芭蕉)가 쓴 하이쿠(俳句)다.
17자 한줄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는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에는 계절을 드러내는 계어(季語)가 필수요건. 흘러가는 인생의 덧없음이 형식 자체에서 소화되는 셈이다.
마음맞는 벗과 밤새도록 우정을 나눈 새벽, 허물어진 술상을 바라보는 아쉬움과 허탈함을 노래한 이 시구도 그중 하나. 경쟁과 효율만이 지고지선이 돼버린 요즘, 17자 시구절에 담긴 바쇼의 초탈과 여유가 부럽다.
전국이 맑고 곳에 따라 소나기가 오겠다. 아침 12∼17도, 낮 23∼30도.
<서영아기자>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