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대광중고등학교가 500여m의 벽돌담을 산뜻한 녹색 철망으로 제작한 ‘열린 담’으로 대체한 것은 지난달 중순경. 시멘트나 벽돌로 육중하게 쌓아올려 학교와 외부를 단절시킨 대부분의 학교 담과 달리 이 담은 밖에서 학교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담 곳곳에 장미덩굴을 심어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학교측이 이처럼 ‘열린 담’을 설치한 것은 학교를 더 이상 교직원과 학생들만의 ‘닫힌 공간’이 아닌 지역주민 누구나 찾아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 덕분.
동대문구청도 학교측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한 달간의 공사를 거쳐 담 설치와 함께 그 주변을 따라 수백여그루의 나무를 심고 산책길을 조성, 학교운동장에 ‘작은 공원’이 생겨났다.
탁준호(卓俊鎬)교장은 “다른 학교에도 개방형 담이 널리 확산돼 많은 학교가 주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