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아마조네스' 박지은(21·사진)이 바로 그랬다. 박지은은 이달초 그린스닷컴 클래식에서 프로 첫승을 따낸 뒤 지난주 로체스터 인터내셔널 1라운드가 끝난 직후 기권했다.
7주 연속 출전에 따른 극도의 체력 저하에 시달리며 10오버파 최하위로 무너졌기 때문.
대회 초반 '수건'을 던진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컸다.
15일 프랑스 에비앙 로열GC(파72·6091야드)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에비앙 마스터스 1라운드. 박지은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낚으며 5언더파 67타를 때려 선두 캐리 웹(호주)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다.
로체스터대회를 중도하차한 덕분에 11일 일찌감치 대회장소에 도착해 시차를 극복할 수 있었고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되찾았던 게 상큼한 출발의 비결. 총상금 180만달러에 우승상금만도 27만달러인 A급 대회에 전력하겠다는 계획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박지은은 2라운드에서 세계 최강 웹과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시즌 미국 투어 4승, 일본과 호주에서 각각 1승씩을 따내며 절정기를 맞은 웹. 아마추어 시절인 98년 웹과 연습 라운드를 한 적은 있으나 프로에서 동반 라운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어차피 시즌 2승을 달성하기 위해 웹은 꼭 넘어야 할 큰 산이다. 2라운드에서 웹의 기세를 꺾을 경우 박지은의 정상 정복은 그만큼 성취될 공산이 커진다.
"웹과 맞붙게 돼 조금 흥분되는 게 사실이지만 내게는 더 큰 자극제가 될 것 같다. 결코 밀리지 않겠다."
차세대 최고 스타를 향한 슈퍼 루키의 야망이 예사롭지 않다.
<김종석기자·에비앙AP연합>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