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즈베키스탄 국립대 황루드밀라 교수

  • 입력 2000년 6월 16일 20시 47분


“우즈베키스탄인들은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배우려는 열기가 높습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봉규·金奉奎)이 5일부터 4주간 실시하고 있는 ‘독립국가연합(CIS)지역 한국어 교사연수’에 참가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카라파크스탄국립대 노문학 교수 황루드밀라씨(55·여)는 “우리말을 잘 배워 대학에 한국어과를 개설하겠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의 한국 열기를 소개했다.

황씨는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18만1000여명은 향학열이 높고 효성이 깊어 다른 민족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인들이 읽을 수 있는 러시아어로 된 한국 소개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아직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지만 거주지인 누크스시 제32학교에서 자원봉사자로 3개반 40여명의 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다.

황씨는 대학원에 진학할 당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총장이 “고려인은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면서 입학을 허가하자 언젠가는 모국에 보람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한국을 우즈베키스탄인에게 알리며 젊은 시절의 결심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황씨는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회담해 기쁘다”면서 “러시아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는 ‘산은 사람이다’고 노래했는데 동포들이 산처럼 강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수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는 황씨를 한 학기 동안 교수로 채용해 노어과 대학원생에 대한 강의를 맡길 계획이다. 황씨는 이 기간에 우리말을 완벽하게 익히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