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 e컬처]인터넷이 밥상을 바꿔?

  • 입력 2000년 6월 18일 19시 36분


오늘 점심은 또 뭘 먹지? 도시락 반찬은 뭐로 할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어김없이 마주하는 질문들이다. 이제 요리는 생존을 위한 요소라기보다는 문화와 취미의 한 장르다. 요리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여성들만의 것이 아니다. 남성의 65%가 조만간 요리를 배워볼 의사를 갖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와있다.

그러나 굳이 요리를 배우러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인터넷 요리사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요리의 천국이다. 며칠 전 남북정상의 첫 식사 메뉴로 나와 김대중대통령이 맛있게 먹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평양온반’은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음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평양에서는 평양냉면, 녹두지짐, 대동강 숭어국과 함께 평양 4대 전통 음식에 속한다고 한다. 신문과 TV들이 ‘평양온반’이 뭔가하고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이미 인터넷에는 ‘평양온반’의 요리법이 떴다.(www.happyspoon.com/foodinfo/index.html)

또 인터넷에는 궁중 떡볶이, 콜라 떡볶이 등 이색 떡볶이 요리법을 소개하는 사이트(http://user.chollian.net/∼doens)가 있는가하면 꽃김밥 등 10여가지의 김밥과 밥샌드위치, 치킨랩샌드위치 등 다양한 샌드위치의 요리법을 알려주는 사이트(www.kebi.com/∼jullaing)도 있고 집에서 오븐없이도 빵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는 사이트(www.homebakery.co.kr)도 있다. 그밖에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푸딩에서부터 초코칩 쿠키에 이르는 간식만들기는 물론 술안주에서 샤브샤브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요리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사이트(my.netian.com/∼yooguhan)도 있다. 계절과 영양을 고려한 식단을 제공함은 물론 재료별, 나라별, 상황별로 더 센스있는 요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음식재료 쇼핑까지 일러주는 사이트(www.cookcook.com)와 베스트 음식 코너, 내고향 특산물 코너, 인터넷 베이커리 코너, 반찬코너 등으로 구성된 푸짐한 먹거리 사이트(members.tripod.lycos.co.kr/cool2you/foods/foods.htm)도 있다.

요리를 하다보면 음식이 오밀조밀한 문화의 축적임을 실감하게 된다. 음식은 그 지역과 사람들의 문화를 담아낸다. 그래서 지역마다 사람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음식을 만들어냈다. 인터넷에는 지구촌 각 나라의 먹거리를 종합한 사이트(myhome.shinbiro.com/∼kshkjh)도 있고, 한국의 궁중음식과 그 요리법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사이트(www.food.co.kr)도 있다. 물론 서민적으로 쌀과 밥, 국, 반찬, 찌개의 기원과 종류 그리고 요리법 등을 알려주는 사이트(mercury.chonnam.ac.kr/∼u9409002)도 있다. 그밖에 프랑스의 음식문화만을 집중 소개하는 사이트(www.france.co.kr/cuisine/gourmet1st.htm)와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중국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사이트(my.netian.com/∼lks001/)도 방문해볼 만하다.

그러나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의 말처럼, 음식은 요리법을 통해 조리해낸 음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사람의 혀안에서 녹아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인터넷안의 산해진미도 맛을보는 ‘혀’없이는 결국 ‘그림의 떡’이 아닐런지.

정진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커뮤니케이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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