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하고 이사회를 제대로 운영한다면 지금보다 기업가치를 최소한 24.2%나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벌개혁의 핵심인 회사 지배구조가 뚜렷이 개선된다면 주가도 평균 24.2%나 더 오를 수 있다는 것. 최근 침체장의 원인이 낙후된 지배구조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매킨지와 세계은행이 조사한 분석자료를 인용, 200개 세계 기관투자가들은 투자결정때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를 가장 중시한다고 보도했다.
총 3조2500억원어치를 굴리는 이들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기업이 장기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를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기업지배구조가 좋아진다면 그 기업 주식에는 지금보다 최소한 20%이상 투자를 더할 복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들은 기업지배구조가 양호한 회사의 조건으로 우선 이사회의 과반수가 사외이사로 채워지고 임원들의 평가가 공정하도록 시스템이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의 정보요청을 빨리 잘 내놓고, 임원 봉급이 주식이나 스톡옵션으로 지급되는 등 보상체계도 명확한 기업이 환영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킨지는 한국을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3번째로 지배구조가 안 좋은 나라로 평가했다. 결국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가 국제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펀드매니저 입을 통해 입증된 셈.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