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유동성 장세 대비해야"

  • 입력 2000년 6월 20일 18시 18분


유동성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동성 장세는 대개 대세 상승 국면 초기나 말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한마디로 주식시장에 돈이 많아 주가가 오르는 장세다.

특징은 저가주가 오르고, 한 업종의 주식이 오르면 다른 종목도 동반 상승하며, 재료가 없는 주식들도 덩달아 오른다는 점이다.

현 주식시장은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렵다기 보다는 유동성이 막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만 해결하면 유동성 장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엄청난 규모의 단기성 자금, 금융경색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책, 주가가 미래를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시중에 부동자금이 200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이달말이나 다음달중에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증권이나 은행주가 폭등한 것은 이에 따른 선취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세계 시장이 강세로 간다는 전제아래 유동성 장세도 가능하다는 쪽이다.

신 부장은 "국내 시장은 세계시장의 동향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나스닥 등이 강세로 움직이고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단기성 자금이 유입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은행과 종금, 투신 등의 문제가 분명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게 될 다음달 중순이후에는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이사는 "부동자금이 주식쪽으로 몰리더라도 유동성 장세는 800선이 아니라 900-1,000선 정도의 회복을 의미한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몰려 있는 돈이 투신권으로, 특히 주식형 상품으로 유입돼야 하나 당분간은 채권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동성 장세는 어렵다는 것이다.

SK증권 투자전략팀 김준기 과장은 "금융불안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매도세도 마무리 국면으로 수급상황은 개선되겠지만 투자자세는 여전히 소극적이고 그간의 하락을 회복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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