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私募펀드 '증시 해결사'로 나선다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33분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새로 허용된 사모(私募)펀드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있다.정부에서 그동안 M&A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바 있어 더욱 그렇다.

적대적 인수합병의 표적이 되는 종목은 우선 주가가 오른다.우호적 M&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그래서 사모펀드가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주식시장에 ‘단비’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사모펀드 편입가능 종목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대주주 지분이 낮으면서 자산가치가 우량한 기업, 둘째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첨단 벤처기업, 마지막으로 시장지배력이 크고 대규모 통신망 및 유통망을 갖고 있는 기업. 모두 적대적 M&A를 할 만한 매력이 높아야 한다는 것.

LG투자증권은 자본금이 적고 대주주 지분이 낮으면서 주가대비 주당순자산가치(PBR)가 낮은 샘표식품 한일시멘트 전방 등 상장기업 13개를 추려냈다. PBR이 1이라면 해당기업의 주식을 모두 사들인 뒤 청산하더라도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뜻. 따라서 낮으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코스닥기업은 자산가치 우량기업이 드물지만 대주주 지분이 낮고 기술력이 뛰어난 곳이 많다. 한양증권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스템 휴맥스 프로칩스 새롬기술 인터파크 등이 여기에 속하는 업체들. 최근 메디슨이 대주주가 된 한글과컴퓨터도 20일 M&A 가능성이 미리 반영되며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시장지배력이 강한 기업으로는 삼천리 농심 신세계 호텔신라 태평양 하이트맥주 남양유업 등이 꼽혔다.

한양증권 김희성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 허용으로 적대적 M&A 사례가 나오면 대주주들도 보유물량을 쉽게 처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새로운 자금이 증시에 유입돼 현 장세의 최대 악재인 수급불안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정성균 책임연구원도 “상장 및 등록기업들도 주가관리 외에 경영권 안정을 목적으로 사모펀드를 이용한 자사주취득에 대거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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