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이버보안시장은 올해 1300억원 규모에 매년 70-80%씩 급성장할 황금어장. 전자상거래와 무선인터넷 등 정보산업이 발달할수록 보안문제가 핵심적인 과제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방화벽(외부 침입방지) 침입탐지시스템(들어왔는지 감시) 인증시스템(들어올 수 있는 열쇠) 등 주요 분야에서 시장을 석권해온 것은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들어온 수입제품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수입제품의 점유율은 지난해 90% 정도에서 올들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60%를 넘고 있다. 특히 국가안보와 관련된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기업에서는 수입제품이 절대우위를 보이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토종 보안솔루션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 인터넷 해커들이 모여 만든 보안솔루션전문업체 사이젠텍은 이달초 방화벽 가상사설망(VPN) 로드밸런싱 라우터기능을 내장한 하드웨어 일체형 통압보안시스템 개발에 성공, 관련 기술을 국내와 국제기구에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사이젠텍의 김강호 대표는 "원천기술이 필요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며 "기술도입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 수입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보안솔루션을 갖출 필요성을 느끼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중소기업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제품의 가격을 기존 수입제품의 절반 이하인 1000만원대로 정해두고 있다.
인증시스템 개발업체인 인터넷시큐리티는 원타임패스워드(1회용 패스워드) 방식의 비밀번호 시스템인 '시큐어 토큰'을 개발, 7월부터 전국 2800여개의 지점망을 갖추고 있는 우체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제갈명씨 주도로 개발된 이 기술은 안정성이 인정돼 이미 주택은행 한미은행 대우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신탁 등 주요 금융기관들로 확산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정보공학 어울림정보기술 인젠 등 국내 보안솔루션의 선발업체들도 국내 대기업과 기술제휴를 맺거나 자체기술로 개선된 성능의 신제품들을 속속 시장에 내놓고 수입제품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의 관계자는 "외국기업들이 인증을 받기 위해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데다 이제 국내 기술도 상당수준에 올라 있어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토종보안솔루션의 입지가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 <동아닷컴 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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