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천판타스틱 영화제' 142편 초청…내달 13일 개막

  • 입력 2000년 6월 30일 11시 05분


'당신은 얼마나 견뎌낼 수 있습니까. 저항과 반란 의식으로 똘똘 뭉친 자유정신의 질주를.'

올해로 4돌을 맞아 보다 젊고 도발적인 모습으로 변모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가 7월 13일 막을 올린다.

올해부터는 판타지 영화제적 성격을 강조했던 대주제 '사랑 모험 환상'과는 별도로 '자유 저항 반란'의 소주제를 붙이고 소재나 표현에서 보다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영화들을 초청했다. 상영작은 장편 88편 단편 54편 등 32개국에서 모두 142편으로 지난해보다 40편이 더 늘어났다.

첨예해진 주제의식과 영화편수의 증가만큼 프로그램의 내용도 세분화됐다.

지난해까지 '부천 초이스'로 명명됐던 경쟁부문은 '공식 경쟁 부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장편과 단편으로 나눠 시상이 이뤄진다. 시상도 종전 4개부문에서 9개부문으로 늘어났다. 또 올해부터는 부천영화제의 로고인 '깨비'를 본따서 만든 '골든 깨비' 트로피가 수여된다. 단편영화에 대한 관심도 강화돼 '골든 깨비'수상작중에서도 단편부문 대상 수상작에는 5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기존의 '월드판타스틱시네마'섹션도 판타지영화 중심의 '월드판타스틱시네마'와 하드코어 잔혹영화 등 기존 영화의 표현영역에 도전하는 '제한구역' 다양한 취향의 영화를 모아둔 '영화광장'등 3개부분으로 세분화됐다.

개막작은 물질주의에 젖은 월스트리트 여피족이 연쇄살인마로 돌변하는 과정을 담아 현대 미국의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던 미국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폐막작은 공포영화에 심리게임적 요소를 도입한 한국영화 '가위'가 선정됐다.

공식경쟁 장편부문에 선정된 10편중에는 5년전 죽은 딸로부터 전화를 받으면서 전복되는 현실을 그린 '네임리스'(스페인) 일본 전국시대 닌자들의 감춰진 세계를 다룬 '올빼미의 성'(일본) 마녀의 딸과 사랑에 빠진 마녀사냥꾼 성직자의 심리갈등을 그린 '위치크래프트'(아이슬랜드) 등이 관심을 끈다.

25편이 소개되는 '월드판타스틱시네마'에서는 심령술과 비디오테이프라는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일본공포물 '링' 시리즈 3편 전작이 상영된다. 13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제한구역'에서는 초등학생 '보니와 클라이드'이 등장하는 '악동들'(미국)과 '21세이상관람가'의 자체기준이 적용된 '섹스 앤 섹슈얼리티'(프랑스)와 'X등급 영화의 은밀한 여행'(미국)이 주목을 끈다.

'영화광장'에서는 자신의 살인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찾으려고 매일같이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보던 살인자가 히치콕 영화광이 된다는 한국 디지털영화 '너무 많이 본 사나이'가 돋보인다.

올빼미 눈과 박쥐날개로 올해부터 영화제 캐릭터로 선정된 '판타쥐'도 영화제 곳곳에 출현할 예정. 상영작 예매는 30일부터 시작되며 일반 입장권은 5000원 심야영화 및 개폐막작은 1만원이다. 02-53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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