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펀드부실 공개후 투자 방향은 포트폴리오 전략

  • 입력 2000년 6월 30일 18시 33분


증시의 가장 큰 변수였던 투신권 신탁재산의 부실이 공개된 이후 증시의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의 부실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 분위기는 호전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840∼85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느냐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주가지수가 800선안팎에서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상승 시도에 나서고 있지만 신규 자금이 유입되며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기 전에는 전고점인 845포인트를 돌파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지수 상승에 한계를 보이더라도 장세는 강세를 유지하며 순환매 양상을 보일 전망이므로 7월이후 테마군으로 유력한 M&A주와 금융주,반도체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진단이다.

◆850포인트 돌파를 가로막는 요인들

증시에서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경기선', 60일 이동평균선은 '수급선'이라고 말한다. 경기가 호전되면 120일선을 돌파하며 상승세가 이어지지만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120일선이 저항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박시진 시황정보팀장은 "수급 사정이 개선되면서 60일선은 돌파했으나 120일선이 걸려있는 850포인트선을 깨려면 하반기 경기 전망이 좋아야 하는데 경기는 둔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라며 당분간은 850선 돌파가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850∼900포인트대에 대기 매물이 대거 몰려있는 점도 상승세를 가로막는 한 원인이다.

기업들의 취약한 재무구조와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투신 펀드나 증시로 신규자금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 박팀장은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동맥경화증이 나타나면서 상승 시도가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쪽도 상승을 부추길만한 여건은 못되고 있다.미 FRB(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지난28일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으나 오는 8월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미 뉴욕 증시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이 작년말처럼 '외끌이' 장세를 연출하며 매수세를 크게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은 펀드 부실이 발표된 30일 457억원을 내다 팔았다.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주인 꼽히는 삼성전자는 30일 전날보다 5,500원 떨어져 36만9,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한때 전 고가인 3만8,700원을 뚫었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후 연이틀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핵심주를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기도 어렵다고 볼수 있다.

◆강세 기조는 유효

850선이 지수 상승의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면 800선은 강력한 하락 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지수대에서는 뚜렷한 하방경직성이 나타나고 있다.

하방경직성을 담보로 증시의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시중에 풀린 풍부한 자금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종금,투신등에 공적자금을 대거 지원하고 있어 시중에 유동성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승 모멘텀만 찾을수 있으면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에 들어서며 'SUMMER RALLY'가 펼쳐질수 있다는 기대감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을 현실화할 자극제는 은행등 금융권의 합병등 구조조정과 자금난을 겪고있는 중견기업들의 확실한 위기 탈출, 이를 보증할 수 있는 정부의 추가 공적자금 조성 방침등에서 찾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30일 은행, 투신권의 부실을 모두 드러낸 것은 일단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앞으로 이를 치유하는데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이 명확해지고 투신권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의외로 850선을 쉽게 돌파할 수 있다.

한 증권 관계자는 "정부가 국회에 공적자금 추가 조성을 위한 동의안을 내는 것이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빠른 순환매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전략

강세를 바탕으로 한 박스권 장세에서는 주도군이 수시로 바뀌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망 종목군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

가장 유력한 테마군은 M&A관련주이다.7월부터 주식형 사모펀드가 허용되면 대주주 지분이 적고 자산가치가 높은 주를 중심으로 M&A관련 종목이 확실한 테마군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M&A주는 루머에 의해 출렁거릴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은행등 금융주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증시에서 거래량은 4억6200만주였으나 거래대금은 2조9,000억원에 머물렀다. 주가가 2,000∼3,000원대에 머무르는 중소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이날 증시에서는 한빛은행이 단일종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하루 거래량이 1억주를 돌파하고 외환,조흥은행등도 거래량이 많아 은행주가 51%를 차지했다. 증권주까지 합하면 금융주가 전체 거래량의 59.4%에 달한다.

금융권의 구조조정 향방이 전체 증시의 방향성을 잡을 것이므로 상승세가 나타날 경우 그 시작은 금융주에서 나올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본격적인 호황이 예상되는 반도체주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이들 업종의 대표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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