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몰아치기 시동…6월에만 홈런10개

  • 입력 2000년 6월 30일 18시 52분


드디어 홈런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지난 시즌 5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국민타자’라는 영광의 칭호를 받은 이승엽(24·삼성).

이승엽은 29일 SK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올시즌 처음 한경기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23호로 현대 박경완과 함께 홈런부문 공동선두로 나섰다.

몰아치기는 이승엽의 전매특허. 지난해 신기록을 세울 때 이승엽은 4월 29일 두산전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낸 것을 비롯해 7번이나 한경기에서 2개 이상의 홈런을 날렸다. 특히 ‘백미’는 5월19일 한화전에서 한경기 3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보낸 것.

사실 올시즌 이승엽의 홈런레이스는 지난 시즌보다 무척 느리다. 지난해 같은 69경기에서 30홈런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23개의 홈런은 7개나 적은 수치.

하지만 지난해 6월 페이스가 주춤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10개의 홈런을 추가하면서 홈런왕 2연패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시즌 초 홈런 10걸에도 이름을 내걸지 못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이승엽의 홈런페이스는 제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승엽의 홈런 공동선두 등극은 코칭스태프의 출장정지로 위기를 맞은 삼성에 유일한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승엽의 장점은 나이답지 않게 자기조절능력을 지녔다는 것.

방망이가 잘 맞지 않을 때는 다른 대형타자들과는 달리 살짝 공에 갖다 맞추는 이른바 ‘똑딱타법’을 구사하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그런 이승엽이 2경기에서 무홈런으로 ‘공친 뒤’ 2개의 홈런을 뽑아냈다는 것은 방망이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증거.

시즌초부터 “홈런왕에 미련이 없다”고 ‘무심타법’을 선언한 그이지만 속으로는 욕심이 나는 건 사실.

이승엽은 “아직 쓸데없는 공에 방망이가 나간다”며 아직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올시즌 늦었지만 한번 걸린 홈런발동은 계속될 전망. 지난해 5, 6월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다 7월엔 8개로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결국 7월에 이승엽의 홈런왕 재등극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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