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공개/시장반응]금리 내리고 주가 오르고

  • 입력 2000년 6월 30일 19시 28분


‘예상이 맞자 시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채 금리는 8%대를 바라볼 정도로 하락했고 주가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고르게 상승했다.

금융권 부실규모가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기업 신용경색과 유가인상 등 각종 불안요인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면서 시장전망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호재도 악재도 아니다"▼

그러나 이날 증시는 장마감이 가까워지면서 매물 증가로 일부 업종에서 상승폭을 좁히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금융권 부실내용 공개의 약발이 기대만큼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장동헌 SK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정부 발표를 어느 정도 믿느냐에 따라 증시가 받는 영향은 달라지겠지만 큰 호재도 악재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에 따라 금융권 부실에 대한 우려가 불식된다고 하더라도 기대하던 ‘유동성 장세’가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하락 오래 안갈수도▼

한편 회사채 금리의 경우 최근 금리하락은 10조원 규모의 채권투자펀드 편입을 위해 은행들이 채권을 미리 사두려는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금리 추이를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만기 회사채금리는 전날에 비해 0.10%포인트 떨어진 9.3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김한성조사역은 “채권펀드에 미리 편입하기 위해 은행 등 기관들이 우량채권을 위주로 사들이면서 회사채 거래가 다소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가면 이달중 8.0% 아래로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은투신운용의 백경호사장은 “향후 투기등급기업이 얼마나 정상화되어 신용위험을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며 “회사채 금리가 8% 밑으로 떨어지겠지만 곧바로 이익실현을 위해 채권을 내다 팔 것으로 보여 8%시대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이철용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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