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최근 보도한 ‘학력붕괴’ 기획시리즈는 이 같은 실태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그 내용은 기성세대로서는 ‘과연 이런 일이 실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다. 예를 들면 수학에서 가장 기초적인 분수의 개념조차 모르는 중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특기 적성이 강조되는 시대라도 기본적인 학력과 소양은 갖춰야 한다.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사고 없이 컴퓨터를 다룰 수 없으며 인문학적 지식 없이 만화나 영상예술을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학생들이 공부하려는 생각도, 적극적인 의지도 없다는 점이다.
사실 이 문제는 선진국도 큰 고민거리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어린 세대들은 학업에 대한 목표의식을 상실하는 경향이 있다. ‘왜 꼭 어려운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보다는 ‘국민의 정부’ 이후 교육개혁을 성급하고 어설프게 추진하는 바람에 학력 저하가 가속화된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공부 안해도 대학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은 교육당국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정부 차원에서 새 입시제도를 홍보하면서 과외를 줄여보려는 욕심에 ‘과외를 안해도 된다’는 쪽을 지나치게 강조했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이 별 대안 없이 학습부담을 줄인 것도 ‘공부 안하는 아이들’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즉 야간 자율학습 등을 폐지하는 대신 학생들이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특기 적성교육을 활성화해야 하는데도 이것이 여의치 못한 형편에서 무작정 학습부담만 줄인 것이다. 그러자 학생들은 결국 ‘노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학력저하 현상이 새 입시제도가 적용되는 고 1, 2년생에게서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새 입시제도에 따른 후속대책을 철저히 세움으로써 학력저하 현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교육과정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갈수록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데 반해 교과서는 낡고 뒤떨어진 지식을 전하고 있다. 이래서야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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