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동향 ▼
전주말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7.90엔달러까지 치솟은 엔·달러환율(엔화가치 하락·달러가치 상승)은 10일 도쿄시장에서 107.8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주조만해도 달러당 105엔대에서 움직이던 엔·달러환율이 수직상승하며 엔화가치가 주중 폭락한 것은 일본은행의 조기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약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달러가치가 강세로 반전된 것도 엔화가치의 약세를 불러일으켰다.
일본은행은 최근 단칸(短觀)지수가 양의 수(플러스)로 나타나는 등 향후 일본경제를 낙관시하는 시각이 크게 늘어나자 '제로금리'를 철회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후쿠오카에서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 회담에서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의 제로금리 철회방침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나자 엔화가치는 급전직하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오는 17일 열리는 일본 통화정책회의, 즉 일본은행 정책집행이사회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 ▼
엔화가치의 약세는 한국시장에 두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선 한국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엔화가치의 절하로 인해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가격경쟁을 하는 국내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일(對日)수출도 격감할 수 있다.
이 경우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갈수록 중시되고 있는 국내증시에서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하락기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금리에 영향을 끼치며 금리상승(채권약세)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아직은 우세하다.
우선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금융기관의 파업가능성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일부국가의 정치적 불안에 의한 통화약세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평소같으면 원화를 강세로 이끌고도 남았던 외국인 주식자금 3,000억원 유입이라는 재료에도 원화가치가 절하된 것은 바로 이같은 배경에서다.
특히 유럽과 일본의 경기 회복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 달러가치의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극히 투명하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오는 17일 열리는 일본은행 정책집해이사회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은행이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일본 국·내외 자산의 가치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일본은행이 17개월만에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할 경우 엔화가치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 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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