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뉴스]라라 파비안 첫 영어앨범…'셀린 디온' 빼닮아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47분


‘셀린 디온이 새 앨범을 냈나?’

라라 파비안의 첫 영어앨범 ‘라라 파비안’을 듣고 셀린 디온을 떠올리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다. 샐린 디온의 노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아무 설명도 안 해주고 한 곡을 들려주면 누구나 셀린 디온의 새 노래로 착각할 정도.

29세의 라라 파비안은 셀린 디온과 비교될 ‘숙명’을 타고난 여가수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벡주에서 태어난 디온처럼 파비안은 벨기에에서 태어나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해왔다. 고등학교를 마치고는 곧장 퀘벡으로 이주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불렀고 영어앨범을 내기 전에 이미 프랑스 청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도 똑같다. 파비안은 20세때 낸 프랑스어 데뷔앨범 ‘라라 파비안’부터 프랑스와 퀘벡 청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이브를 포함한 앨범 네장의 총 판매고는 600만장이 넘는다.

그 뿐이 아니다. 목소리와 창법은 더욱 비슷하다. 빠른 템포의 첫 타이틀곡 ‘I Will Love Again’은 셀린 디온의 최근 히트곡 ‘That’s the Way It Is’를 연상시키는 곡. 프랑스어로 노래하던 가수가 영어로 노래를 부르면 모두 이런 느낌을 주는 걸까. 기교를 과시하지 않은 담백한 ‘정공법적’ 팝 보컬에 고음부에서 약간 목이 멘 듯 꺾어지는 창법이 영락없이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파비안은 작곡과 작사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것. 그야말로 세련되고 세계적인 팝앨범을 만드는 셀린 디온과 달리 그녀가 작곡에 참가한 곡들은 우수어린 ‘유럽식’ 감성이 묻어난다. 18세기 이탈리아 작곡가의 유명한 멜로디를 차용해 만든 ‘Adagio’나 ‘Yeliel(My Angel)’같은 곡들에서 선보이는 샹송같이 허스키하면서도 투명한 보컬이 좋은 예.

파비안의 첫 영어앨범은 아직 영어권보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만 보자면 발라드를 유난히 선호하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사랑받을만 하다. 하지만 개성을 부각시키지 않고 언제까지나 ‘누구를 연상시키는 음색’으로만 기억된다면 그 ‘누구’를 능가할 수는 없다.

<김명남기자> star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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