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英 여왕남편 필립공 백화점출입 금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 건물에서 영국 왕실 문장이 사라지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이 백화점을 출입할 수 없게 됐다.

BBC방송은 9일 백화점 소유주인 이집트 출신 모하메드 알파예드가 “내년에 왕실의 ‘보증’이 만료되지만 갱신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해로즈 백화점의 이번 조치는 올 초 필립공이 해로즈 백화점에 대한 왕실의 보증을 12월 31일부터 회수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알파예드는 “여왕과 왕세자가 해로즈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지 않은 것이 벌써 여러 해가 됐기 때문에 왕실 문장을 걸어놓는 것은 고객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알파예드는 “필립공을 대동하지 않으면 왕실 가족의 백화점 방문과 쇼핑은 적극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로즈백화점과 영국 왕실은 45년간 ‘보증’을 통해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백화점은 왕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이점이 있고 대신 왕족은 해로즈백화점을 값싸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97년 다이애나 전영국왕세자비와 함께 교통사고로 도디 알파예드가 숨진 것이 계기가 돼 관계가 나빠졌다.

숨진 알파예드의 아버지인 백화점 소유주 모하메드 알파예드는 “필립공이 며느리가 이집트인과 데이트하는 것을 싫어해 영국 정보기관을 시켜 자동차 사고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