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러 사하자치공하국 미하일로바 교육장관

  • 입력 2000년 7월 10일 19시 15분


“6년 전 사하자치공화국에 한국학교가 설립됐다. 그동안 한국에서 한국인 교사를 보내 줘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칠 수 있게 된 것에 깊이 감사 드린다.”

7일 내한한 에브게니아 미하일로바 러시아연방 사하자치공화국 교육부장관(52)은 10일 자신의 주도로 94년 설립된 한국학교의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미하일로바 장관은 올 3월 ‘러시아연방을 빛낸 19인의 여성’중 교육계 대표로 뽑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기념메달을 받은 맹렬 여성관료. 그는 93년에도 러시아연방의 민주화에 공헌해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하자치공화국 한국학교에는 초중고교과정이 개설돼 한국어 한국역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정원 300여명 중 100여명이 카레이스키로 불리는 재러시아 한인교포들이고 나머지 200여명은 현지 야쿠트인과 러시아인, 유대인, 우크라이나인 등.

미하일로바 장관은 “부모의 환경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고유한 민족어와 민족문화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소신에 따라 한국학교가 설립될 수 있었다. 그는 사하자치공화국의 수도인 야쿠츠크시 교육위원장으로 있던 90년 초부터 미국학교 프랑스학교 벨기에학교 터키학교 등을 잇따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학교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지 의구심도 들었지만 한국외국어대 강덕수교수의 협력과 한국인 교사들의 열성으로 이제 권위 있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지난해 11월 한국학교의 개교 5주년 기념식 장면을 찍은 사진을 손수 내보이며 설명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하일로바 장관은 최근 푸틴이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연방 권한강화 방안에 대해 “지난 대선때 푸틴에게 한 표를 찍었다”며 호감을 표시했다. 그는 “정치분야뿐만 아니라 교육측면에서도 분권과 함께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같은 입시지옥은 없지만 사하자치공화국에도 좋은 대학에 가려는 경쟁은 있다”면서 “학교의 건물이나 시설에 대한 투자보다는 질 좋은 교과서와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tao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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