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의 귀재' 였던 김영덕씨는 "132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는 정규 시즌에선 오히려 방망이가 더 중요하다" 고 강조한다. 투수는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나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
실제로 그는 삼성과 한화 감독 시절 방망이를 앞세워 최소한 페넌트레이스선 '단골 우승팀' 해태를 압도했다.
올해도 현대 두산 삼성의 3강은 3-4-5번 트리오가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8개구단중 유일하게 국내파 선수로만 중심타선을 짜고 있는 현대는 박재홍-심재학-박경완으로 이어지는 '토종 트리오' 를 앞세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두 번이나 '30홈런-30도루' 를 달성한 호타준족 박재홍에 왼손 심재학, 오른손 박경완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좌우 조화의 절묘한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
기록으로만 따지면 우즈-김동주-심정수로 이어지는 두산의 '우동수 트리오' 가 최강이다.
오른손 타자 일색인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들 트리오는 타율 0.322에 289안타 65홈런 206타점을 합작했다.
타선의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두산에 떨어지지만 상대 투수에게 주는 중압감에선 이승엽-프랑코-스미스로 이어지는 삼성 트리오가 최고다.
이승엽이 시즌초 부진을 딛고 27홈런으로 단독선두에 올라섰고 메이저리그 올스타 최우수선수를 지낸 백전노장 프랑코는 던질 곳이 보이지 않는 정확한 타자다. 트레이드설에 시달리고 있는 스미스가 최근 부진하긴 하지만 삭발투혼의 김기태가 뒤를 받치고 있어 걱정이 없다.
팀 성적은 8개구단중 7위에 머물고 있지만 중심타선의 파괴력만 따지면 한화의 '다이나마이트 타선' 을 빼놓을 수 없다.
올시즌 돌풍의 핵인 송지만이 3번으로 올라왔고 지난해부터 호흡을 맞춘 로마이어와 데이비스가 날마다 홈런 방망이를 터뜨리고 있다. '왕년의 홈런왕' 장종훈이 6번타순에 대기하고 있는 것도 자랑거리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