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049년 완전바닥…"연금받는 나이 올려야"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4분


국민연금이 현행 체제로 운영되면 2049년에 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4일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6·7월호의 별책 ‘공적연금의 내실화’ 연구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 추이를 이같이 전망했다.

당초 보건복지포럼 6월호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이 보고서는 당초 정부입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간이 중단됐다가 뒤늦게 합본호에 실렸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현행 보험료율과 연금액 산정방식을 계속 유지할 경우 2033년엔 연금 보험료와 투자 이익으로 89조6500억원의 재정 수입이 발생하지만 연금급여와 연금관리공단 운영에 모두 지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다음해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 적립금을 잠식하기 시작, 2049년엔 기금이 완전 바닥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명연장과 고령화에 상응해 연금 수급 연령을 현재의 60세에서 2040년에 68세까지로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2010년 10%, 2030년 15%로 점점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같은 대안을 도입할 경우 연금기금이 올해 60조원에서 2030년 1364조원, 2050년 2700조원, 2080년 4375조원으로 늘어 2080년까지는 기금이 고갈되지 않는다고 추산했다.

보사연 최병호(崔秉浩)박사는 “우리의 연금제도는 보험료에 비해 연금지급액이 배 이상 많게 설계돼 있는 등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노령화 속도가 빨라 재정 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때 보험료율과 연금액을 조정할 수 있어 기금이 고갈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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