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위원회도 기각이나 보류 또는 재심의 판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초기에 돈을 넣은 투자자나 등록심사를 앞두고 장외에서 주식을 사들인 주주들은 사전투자가 잘못됐다 해도 이를 고치기 어려운 처지가 되고 있다.
▽코스닥위, 갖가지 공박에 시달려〓6월28일 재심의 판정을 받은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최근 “코스닥위원회의 재심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후 등록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한 이 회사는 “투자자들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코스닥위를 간접 비난했다.
코스닥위를 통과했다가 영업 양도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점이 발견돼 6월21일 뒤늦게 취소된 메리디안의 대주주는 최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위원회 간에 벌어진 권력다툼 때문에 메리디안이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5월24일 기각당한 A업체는 “부채비율이 높은 점을 문제삼은 것 같다”며 “벤처기업치고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했다.
▽코스닥위는 ‘무응답’ 일관〓코스닥위는 각 업체들의 항의와 비난에 대해 ‘노코멘트’로 대응하고 있다. 정의동 위원장은 “코스닥위원회가 개별 기업의 문제점을 일일이 공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업협회 등록심사팀의 한 관계자는 “심사청구 업체들이 제출한 자료는 판정을 내리는 데만 사용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만약 그 내용을 공개할 경우 일부 업체들은 ‘치명적인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공개 부작용 확산 우려〓12일 코스닥위에서 보류된 3개 업체 중 2개사는 신용금고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게 이유가 됐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3개 업체에 일일이 문의하면 알 수 있다”며 회사명을 밝히지 않았다.
코스닥위의 이 같은 방침은 통과되지 못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숨기는 것을 방조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 등록 전 증자나 등록이 임박해 장외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해당 업체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고 환금성까지 막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
리젠트증권 김경신 이사는 “코스닥위가 스스로 내린 판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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