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유동성 기대 장세가 현실화되지 못한데 따른 후유증이 클 것으로 우려하면서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때 현금 비중을 높이라고 권하고 있다.
다만 조정폭이 커지면 상승 모멘텀은 외국인투자자부터 시작될 것이므로 800선밑에서는 외국인 선호 종목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 20일 이동평균선 하향 돌파
18일 거래소시장에서 거래량은 3억1,706만주, 거래대금은 2조1,758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거래량은 지난11일 8억주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계속 줄어 지난 14일 3억6,631만주, 18일은 3억주까지 감소함으로써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그대로 반영했다.
거래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이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시장의 외환시장 불안과 휴가 시즌등의 이유로 거래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
현대투신증권 김원열 애널리스트는 "투신등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여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지수 상승을 견인하던 외국인들이 순매수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어 증시가 소강상태에 빠졌다"며 수급을 자신할 수 없는 장세라고 밝혔다.
데이트레이딩을 통해 거래량을 끌어올리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매물대벽 돌파가 실패한데 따른 실망감으로 거래를 줄이고 있는 것도 시장을 위축시킨 원인.
증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또 하나의 지표는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인 818포인트 밑으로 떨어져 812.33으로 마감한 것이다. 지난 5∼6월에 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져 내려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20일 이동평균선이 이제는 상승을 가로막는 저항선으로 작용할까 우려되고 있다.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증시가 최근 유동성 확충에 따른 수급 개선이나 구조조정 가시화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보였는데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대한 실망감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다"며 "새로운 돌파구가 나타나지않는 한 후유증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기간 조정이냐 실적주 중심의 순환 상승이냐 갈림길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감소, 20일 이동평균선의 하향 돌파는 조정장세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나쁜 조짐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1개월이상의 기간 조정이냐 단기 조정이냐의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펀드멘탈이 아직 괜찮은 만큼 8월중순 상반기 실적이 나오는 시점을 전후해 증시의 방향성이 명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시의 악재로는 수급 불안을 비롯해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의 외환 위기 증폭, 비과세 펀드의 국회 통과 지연, 채권펀드의 조성 미흡등이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투신권에 대해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뢰를 보내지않아 신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동향만 지켜봐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 여기에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외환시장의 불안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회사채 금리가 하락추세를 지속해 8%대에 진입했고 미국의 나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8월중 금리인상 우려도 완화되고 있는 점등을 들어 조정 장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교보증권 임노중 수석연구원은 "투신권에 자금이 안 들어오고 있지만 시중의 유동자금은 풍부하므로 800포인트선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호주 중심의 투자전략
18일 하락폭이 너무 커 20일 이동평균선이 하향 돌파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 볼만 하다.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증시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 현금 비중을 높이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나 하락폭이 커져 800선밑으로 떨어지면 중장기적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라는 충고도 많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장세 호전을 선도할 주체는 외국인밖에 없으므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반도체나 핵심 블루칩 종목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상반기 실적호적 종목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고 은행·증권등 금융주도 금리 인하나 실적 호전이라는 호재 요인이 잠복해있어 중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이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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