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의 여인은 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에 강렬한 푸른 눈과 뼈가 앙상한 손을 가지고 있었다. 심리학자인 미리암 아렌버그 박사와 베스 윌리엄스 플렁키트 박사는 아이들에게 이 그림에 대한 감상을 물었다.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 여자는 밥을 먹지 않았나요?”
“가족을 잃어서 너무 슬픔에 잠긴 나머지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는 사람 같아요.”
아이들의 반응에 플렁키트 박사는 즉시 “그래, 바로 그거야!”라고 외쳤다. 그리고 “알겠니? 몸무게가 줄어드는 건 아주, 아주 좋지 않은 일이란다”라고 말을 이었다.
“잔치, 기근, 그리고 여성의 몸:예술을 통한 몸의 이미지 탐구”라는 제목의 이날 모임은 이런 식으로 계속됐다.
심리학자들은 성인 남녀는 물론 심지어 아이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외모, 특히 몸무게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하버드대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피지제도의 주민들조차 날씬함을 강조하는 문화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서구의 TV 프로그램들이 소개된 후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거식증 등 식사 장애 증상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거식증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정신질환이다.
따라서 젊은 여성들의 자기 인식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건강을 해칠 정도로 날씬함을 강조하는 문화에 도전하기 위해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열린 모임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기획되고 있다.
하버드대는 최근 8∼14세 소녀 1800명을 대상으로 3년간의 연구를 완성했다.
이 연구에서 학자들은 소녀들을 대상으로 ‘넉넉한 자아’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과 참가한 후에 각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개월 코스의 ‘넉넉한자아’에서 소녀들은 사춘기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과 신체적 굶주림과 정서적 굶주림을 구분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또 이 프로그램을 거친 소녀들에게서는 놀림을 당하는 피해자를 변호해주려는 의지와 자부심이 늘어난 것이 관찰됐다.
한편 사우스플로리다대의 J. 케빈 톰슨 박사는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가족과 또래집단도 날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특히 여자아이가 아버지나 오빠로부터 몸매와 관련한 놀림을 받는 경우 자신의 몸에 대한 불만이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health/071800hth―body―imag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