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 e컬처]여행동반자 인터넷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50분


“나는 여행가방과 오소리 가죽배낭만을 꾸린 채 홀로 역마차에 몸을 싣고 7시 30분 츠보타에 당도했다. 안개가 자욱히 낀 아름답고 고요한 아침이었다.”

괴테의 이탈리아기행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1786년 9월 3일의 일이었다.

배낭 하나 달랑메고 어디론가 훌훌 떠나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 싶다. 그런 마음이 들면 배낭여행자 네트워크(www.backpacker.net)에 들어가 보자. 국내외 배낭여행에 대한 막연한 소개가 아니라, 직접 국내외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떠날 동료를 구하기도 하고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친절하게 나누어주기도 한다.

▽내가 선택하는 '맞춤여행'

“독일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매표소 사무실 앞에서 2000년 8월 4일 금요일 낮 12시 정각에 모이자”는 번개모임 공지가 뜨기도 하고 캐나다에서 유학중인 한국인 유학생(noss74@hanmail.net)이 내년 여름부터 1년 정도 함께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할 동료를 구하기도 한다. 인도여행을 계획했다 포기한 이름모를 후배에게 다시 떠나라고 질책하며 자신도 천산남로를 따라 카라코름 하이웨이를 거쳐 파키스탄으로 출발한다는 전형적인 배낭맨의 사연도 올라있다.

배낭여행은 꼭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답이 없다. 사람이 좋으면 사람과 어울리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미술품이 좋으면 크고 작은 미술관에서 오래 지체하면 그만이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할권을 자기자신이 행사해보는 거다. 그래도 그렇게 하기엔 겁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닥터트레블 사이트(www.drtravel.net)에 들어가 맞춤여행을 선택해보라.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과 답변’ 항목에 들어가 문의해도 좋다. 다양하고 상세한 정보를 여행전문가들이 직접 상담을 통해 제공해주고 항공권과 숙소도 다양한 수준에서 알아볼 수 있다.

올여름 휴가철에 자그마치 104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이같은 숫자는 IMF이전인 지난 97년의 99만명을 웃도는 사상 최대의 출국기록. 실제로 7∼8월 중 유명 피서지 등 주요 여행지의 항공권은 이미 거의 동이 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북새통을 이루면서도 아랑곳않고 떠난다.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기분좋은 일이다.

물론 꼭 해외로만 나갈 이유도 없다. 우리 나라 구석구석을 발로 밟아보는 것도 당연히 좋다. 여행정보 검색엔진 ‘여행보따리’(www.ansony.com/tsd/)에 들어가 보자. 섬에가고 싶으면 ‘섬’ 항목을 클릭해보라. ‘그 섬에 가고싶다’(www.nara.co.kr/public/island/) ‘섬 다 모여라’(backhome.co.kr/tour/sea/start.htm) ‘가보고 싶은 섬’(island.haewoon.co.kr/) 등의 사이트가 열린다. 그 곳을 서핑해보라. 헤엄쳐보라. 떠날 길이 보일 것이다.

▽웹사이트에 길이 있다

짧은 여행은 생각을 많게 하고 긴 여행은 몸을 바꾼다. 생활을 바꾼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길떠나는 사람들이다. 때로 끊어진 길을 잇기도 하면서 오늘도 우리는 떠날 길 위에 서있다. 모든 길은 떠나라고 있다. 이제 기꺼움으로 길을 떠나자. 그 길떠남 속에서 성장하고 성숙하자. 그 길떠남이 나와 너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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