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의 시드니올림픽 준비 지원은 잘 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메가 스포츠이벤트가 또 눈앞에 있다. 2002년 월드컵이다. 월드컵은 일본과 공동이긴 하지만 직접 개최한다는 점에서 준비할 일이 참 많다. 10개 개최도시별 세부 운영계획, 외국인 관광객 숙박과 교통문제, 국제축구연맹과의 마케팅 협상, 광고나 기념주화 사업 같은 수익 사업 등 실무적인 작업만도 만만치 않다. 그런 준비는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일이다. 하지만 정책의 중심에는 역시 문화관광부가 있다.
▷요즘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말들이 많다. 월드컵조직위원장은 물론 할 일도 많지만 명예로운 자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의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대회를 주관함으로써 국제스포츠에서 지도급 인사의 반열에 들 수 있다. 또 북한과의 분산 개최 문제 등에서도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도 수많은 사업과 행사를 통해 개인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월드컵조직위원장은 누구든 노릴 만한 자리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다. 박세직위원장이 문화관광부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반발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조직위 위원들이 임시총회 소집 준비를 마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직위 내부의 불화설에다 수익사업 대행업자의 선정에 정실이 개입됐다는 말도 나온다. 벌써 박위원장의 후임으로 조세형 민주당고문, 이홍구 주미대사, 정몽준 의원의 이름도 거명된다. 필경 정부가 조정에 나설 터이지만 ‘자리’가 파워게임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월드컵 준비 기간은 이제 2년도 남지 않았다.
<윤득헌 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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