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의 ‘달인’으로 통하는 부동산중개업자 정길영씨(44·경기 용인 수지 대청공인중개사). 85년부터 부동산 시장의 현장을 누비고 있는 분양권 분석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98년 분양권 전매가 다시 허용된 이후 그는 수백건의 분양권 전매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정씨가 이처럼 분양권 전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낸 비결은 무엇일까?
▼시장 믿고 끈기있게 투자▼
우선 정씨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파트든, 토지든 장기적 상승세를 확신해야 끈기있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
부동산시장에도 간접투자제도가 도입되면 수십조원의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게 돼 장기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정씨는 설명한다. 물론 신중하게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최근의 분양권 시장 침체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까지는 공급물량이 늘어나 한시적 침체가 불가피했지만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라면 시장을 믿고 상승 가능성이 높은 유망물건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준농림지 철폐와 용적률 제한 등으로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망지역의 아파트 분양권은 투자가치가 높다는 것.
▼경쟁률 높은곳 지속적 청약▼
분양을 앞둔 모델하우스에서 정씨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바로 주차장의 승용차. 차량번호가 ‘서울 53’으로 시작하는 대형승용차가 즐비하면 일단은 투자가치가 높다는 것. ‘서울 53’은 강남지역 번호이기 때문에 돈이 몰리는 신호로 부동산시장에서는 받아들여진다.
경쟁률이 높은 신규분양 아파트에 지속적으로 청약하는 것도 정씨가 권하는 투자방법. 서울 강남이나 분당 지역 등에 공급되는 아파트에 지속적으로 청약해 당첨만 되면 고수익이 보장되는데다 떨어지더라도 다음 물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통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가입해 히트매물을 노리라고 정씨는 조언한다.
장기적으로는 대형 평형의 투자가치가 높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평형의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 서울 강남지역의 대형평형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분당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은 투자가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씨의 지론이다. 소형을 고집한다면 같은 평형대가 많은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30평형대에 투자한다면 다른 평형에 비해 30평형대가 많은 아파트가 투자가치도 높다는 것.
▼구입전 판매가부터 파악을▼
분양권을 팔려는 사람은 사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사려는 사람은 팔려는 사람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시장조사만이 섣부른 거래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무조건 가격을 깎으려 하기 때문에 물건을 찾는 사람은 물건을 팔 경우의 가격을 거꾸로 물어봐 적절한 실거래가를 알 수 있다.
▼당첨자 계약 직후가 적기▼
당첨자 계약이 끝난 직후가 투자 적기. 통상 계약 직후에는 거래물량이 많고 ‘떳다방’(이동식 복덕방) 간의 자전거래도 적어 프리미엄도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입주 4∼6개월을 앞둔 아파트도 추천 상품. 입주 직전에 수요가 몰려 분양권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 신규 분양이 쏟아지는 봄과 가을에는 상대적으로 분양권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가격이 약세이기 때문에 투자적기로 볼 수 있다. 팔려는 사람은 겨울이나 여름이 유리하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