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올스타에서 탈락한 뒤 “홀가분하다. 가족과 함께 휴가를 만끽하겠다”고 말했다.
10년만의 올스타 휴가가 지친 몸을 재충전할 수 있게 된 ‘보약’이 됐을까. 25일 대구에서 열린 후반기 첫 경기인 두산전에서 19년 프로야구 사상 첫 6타수 6안타로 한 경기 최다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김기태는 1회 좌전안타와 3회 중전안타를 때려내 방망이에 시동을 건 뒤 4회 프랑코의 만루홈런에 이어 우측 담을 넘기는 연속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6회엔 가운데 담을 넘는 솔로홈런. 7회 좌중간 2루타를 날린 김기태는 마지막 타석인 8회 우중간 2루타를 뽑아내 6타수 6안타로 종전 한 경기 최다안타 기록(5개·69차례)을 경신했다. 그는 3루타 하나만 쳐냈으면 ‘사이클링 히트’도 기록할 뻔했다.
미국과 일본의 한 경기 최다안타 기록은 모두 7개. 메이저리그에선 7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레니 스테넷이, 일본 프로야구에선 초창기인 49년 도큐 플레이어즈의 오시타 히로시가 각각 7개의 안타를 기록.
김기태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대구 LG전에서 6회와 8회 안타와 홈런을 쳐냈기 때문에 8연타석 안타 타이기록(통산 4번째)까지 세웠다. 25일 현재 그는 타율을 0.331(160타수 53안타)까지 끌어올렸으나 규정타석 미달로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김기태가 홈런 2개 포함해 6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삼성은 두산을 13―6으로 대파하고 홈 13연승을 달렸다.
수원에선 ‘1경기 4홈런 신기록’의 주인공 현대 박경완이 시즌 27호 홈런을 터뜨려 삼성 이승엽, 한화 송지만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에 올라섰다. 이로써 그는 83년 이만수(삼성)가 기록한 포수 시즌 최다홈런(27개) 타이를 이뤄내 이 부문 신기록 달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 리그 1위팀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 경기에서 매직리그 선두 롯데는 장거리포로 현대 에이스 정민태를 무너뜨렸다. 4회 용병 화이트의 3점포로 기세를 올린 뒤 6회 마해영의 솔로홈런 등으로 2점을 뽑아 5―2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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