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현대중공업 대지급 손실로 약세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23분


현대중공업(09540)이 현대전자(00660)에 대한 외자유치 대지급 손실과 계열사간 소송 제기 등으로 약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저평가된 현대중공업이 장기적으로 경영투명성 확보를 통해 투자가들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는 게 증시주변의 시각이다.

26일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국내 신용평가기관들의 현대 계열사에 대한 잇따른 신용등급 하양 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현대발 자금시장 악화설’이 급부상하면서 오전 내내 주가가 하락하고 현대그룹 계열사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오후 은행장 회의에서 현대건설의 기업어음 만기 연장과 현대의 자구노력 소식 등이 알려지면서 주가와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가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은 현대전자와는 달리 현대중공업은 부채 대지급에 따른 유동성 유출과 대지급에 따른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낙폭심화에서는 벗어났으나 플러스(+) 반등전환에는 실패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전날종가(1만8,500원)보다 낮은 1만8,000원에 출발해 장중 1,350원이나 빠진 1만7,150원까지 하락했다가 1만8,450원까지 회복하기도 했으나 결국 전날대비 500원 하락한 1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현대전자는 1만8,550원으로 전날대비 300원 올랐다.

증시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저평가돼 있다고 보면서도 이번 사태로 인해 현대그룹의 자금줄 역할자로서의 지급보증 기능이 다시 드러났기 때문에 여타 현대그룹주의 반등과는 달리 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개별 기업면에서 봤을 때 현대중공업은 재정적 손실 가능성과 소송 등의 부정적 영향으로 약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공시를 통해 법적 구상권 행사 등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앞으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하지 않겠다는 대내외적 의지표명이라는 긍정적 대목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는 아직 어느쪽이 맞는 지 판단하기가 이르나 현대전자측의 손실보전금 지급 용의 발언 등을 볼 때 현대중공업의 주장이 옳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인상이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현대중공업이 공시 내용을 실천할 경우 현대중공업의 경영투명성 확보에 대한 투자가들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외자유치건이 3년 뒤 주식재매입과 계열사 지급보증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 속에서 지난 98∼99년중 부채비율 200% 맞추기 등 구조조정 과정의 외자유치가 실제와는 달리 이 같은 허구성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추측을 비추고 있기도 하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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