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해도해도 안되더니 술술 풀리네"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23분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

최근 박찬호에게 이처럼 딱 들어맞는 말이 있을까.

한순간에 ‘천당과 지옥’이 교차하고 위기는 기회로 바뀌어 버린다. 잘 던질 땐 지고, 불안한 피칭을 할 땐 이기고…. 게다가 ‘역적’이었던 동료는 한순간에 ‘영웅’으로 둔갑해 버린다.

박찬호는 지난달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이후 5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한달여간 지독한 ‘아홉수’에 걸린 적이 있다. 피칭 내용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잘 던져도 이상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아 1승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패전투수의 위기에 몰렸다가 6회말 동료 션 그린의 극적인 3점홈런으로 10승 고지에 오르더니 똑같은 팀을 상대로 내리 2연승을 따냈다. 26일 경기에서도 6회까지 1―4로 끌려가 패전 위기.

하지만 다저스는 7회초 캐로스의 3점포로 동점을 이루더니 실책으로 2회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벨트레가 8회 2타점짜리 결승타를 날려 박찬호의 승리를 만들어줬다.

이날 게임이 끝난 뒤 박찬호의 머릿속엔 ‘역시 야구는 9명이 하는 경기’라는 생각이 들었을 게 틀림없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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