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다이너스카드 인수 현대-SK-롯데 '군침'

  • 입력 2000년 7월 28일 18시 33분


서울 주은 현대 SK투신이 보유 중이던 다이너스카드 발행의 무보증회사채 5100억원어치를 자산관리공사(KAMCO·캠코)에 153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번 매각으로 다이너스카드는 부채 규모를 7100억원 수준으로 떨어뜨리며 워크아웃 졸업을 앞당기게 됐고 신용카드업 진출을 준비해 온 현대 SK 롯데그룹의 ‘다이너스 인수 3파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워크아웃 졸업에 파란불〓KAMCO의 부실채권 매입을 시작한 것은 다이너스카드가 워크아웃 졸업에 한 발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다이너스카드가 올 상반기 7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1조2000억원대의 부채 해결 없이는 워크아웃 졸업은 먼 이야기였다. ‘KAMCO의 부실채권 매입 후 제3자 인수’가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카드 진출을 노리던 재벌사도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 신규 진입보다 기존 카드사 인수를 선호해 왔다.

카드업계에선 KAMCO가 나라종금(3700억원)과 서울투신(3400억원)이 갖고 있는 나머지 채권도 ‘회수율 30%’를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KAMCO가 1조2000억원대의 부실채권을 3600억원에 인수하면 투신사가 출자전환한 다이너스카드의 지분을 대부분 확보하게 된다.

다이너스카드의 건전자산(카드대금 등)은 4000억원선. 누군가 영업권 등을 포함해 5000억원만 KAMCO측에 지불한다면 ‘윈―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AMCO로선 투입한 3600억원을 초과 회수해 ‘남는 장사’를 한 것이고, 다이너스카드는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할 수 있고, 제3자도 4000억원대의 건전자산을 고려하면 큰 부담 없이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열한 물밑 3파전〓가장 확실한 제3자 인수후보는 현대, SK, 롯데그룹이다. 이들은 “백화점(현대, 롯데) 및 주유소(현대, SK) 카드 영업 경험을 살리겠다” “5대 재벌 가운데 우리만 카드사업이 없다”는 등 다양한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3개 재벌간 치열한 다툼이 이어지자 기존 7개 카드사는 “과포화인 시장에 추가 허가는 재원낭비”라며 반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신용카드 매출은 90조원 규모. 지난해 매출실적인 90조9827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엔 370억원 가량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1600억원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여신전문금융업협회 박세동이사는 “카드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소비심리가 커진데다 신용카드 영수증을 복권처럼 최고 2000만원까지 당첨금을 준 정책이 맞아떨어지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은행이 기업대출을 꺼려 낮은 금리로 가계대출 경쟁이 벌어지면서 ‘은행에서 대출받아 카드자금을 결제하는’ 고객이 늘어나 연체율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 것도 대형 흑자의 요인이 됐다고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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