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시의 노숙자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호주의 유력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지는 다음달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시드니에 노숙자가 급증, 기존 수용 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고 최근 보도했다.
시드니시 노숙자 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구호 요청을 해 온 노숙자는 3만5000여명으로 8년 전보다 4배 증가했다. 특히 5월에는 월 단위로는 가장 많은 3360여명이 임시 거처를 요구, 노숙자 구호소의 수용 인원 1570여명을 2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자 구호 단체들은 노숙자가 증가한 원인을 올림픽 개최에서 찾고 있다. 올림픽 개최 결정 이후 시드니시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 비싼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문을 닫는 노숙자 구호소도 늘었다는 것이다.
현재 시드니시는 올림픽조직위원회로부터 20만 호주달러(약 1억3000만원)를 지원받아 올림픽 기간 중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하는 등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연방정부와 함께 노숙자 대책반을 마련, 앞으로 5년간 구호 단체 등에 9100만 호주달러(약 610억원)를 지원하는 ‘노숙자 구호소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노숙자 구호 단체인 ‘웨슬리 미션’의 대변인 데이비드 포클링턴은 “구호 시설 부족으로 거리에서 박스 용지를 덮고 자는 노숙자들이 늘었다”며 “올림픽 개최가 시드니 시민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숙자들에게는 큰 시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