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로 매출액을 부풀리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못하는’ 재벌들의 모습이 악재로 작용할까봐 조바심을 가졌던 증시 전문가들은 의외로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자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재벌들의 ‘비린내 나는 재무구조의 공개가 원칙적으로 볼 때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한다. 다만 이미 알려진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닌 법.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이날 발표는 재벌 전체의 내용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종목별로 움직이는 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잘못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투명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합재무제표 발표가 무조건 나쁘다고 볼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외국인들이 한국기업들에 대해 불신을 갖게되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거론됐던 회계상의 오류가 이번 결합재무제표를 계기로 상당부분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신뢰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이사는 “한국 회계법인에 대한 외국인의 불신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및 대우사태를 통해 심화된 상황”이라며 “따라서 재벌의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결합재무제표가 외국인에게 신선하게 인식될 수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이번에 공개된 내용이 어떤 형식으로든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각 재벌그룹의 속사정이 그대로 드러난 이상 우량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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