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외부 요인에 의한 가변성이 높은 거래소시장을 피해 코스닥 시장에서 개별 종목 중심으로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 모습이다.
4일 증시도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러나 내주초에는 긍정적인 모멘텀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주가가 빠졌을 때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프로그램 매도에 강타당한 거래소시장
거래소 시장은 3일 오전장 한때 736포인트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내림세로 밀려 전날종가보다 6.25포인트 하락한 722.08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3억2,800만주에 달했던 거래량도 크게 줄어 2억5,700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1조5,476억원에 그쳤다. 관리종목들이 대거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장세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전력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대거 하락세를 보인 것은 프로그램 매도가 대거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물량은 106억원에 그친 반면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1,442억원규모가 쏟아져 나와 대형주들의 발목을 잡았다.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진 것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연 3일째 선물을 매도하고 있고 3일은 개인도 2,300계약의 선물 매도를 보여 선물지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 이에따라 선물가와 이론가와의 괴리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거 나온 것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애널리스트는 "거래소시장에 뚜렷한 매수 주체가 있어 강세장을 형성할 때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어느정도 나와도 이를 소화할 수 있는데 3일처럼 매수 여력이 있는 외국인이 소극적으로 임하며 장이 정체될때는 프로그램 매도가 강력한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지난3일동안 5,000계약이상의 선물 매도물량을 쏟아낸 것은 투기적 목적보다 헤지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심 연구원은 "헤지목적의 선물 매도는 외국인들이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않기 때문에 현물시장에서도 대거 매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당장 3일 선물지수가 전날보다 2.0포인트 떨어진 91.10으로 마감돼 괴리율이 -1.10%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4일 증시 개장후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다시 쏟아지며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신흥증권 이필호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에는 우선주에 매기가 몰렸었다"며 "관리종목들이 대거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개인들의 투기적 매수가 집중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매매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의 강세 요인은 가격 메리트
거래소 시장이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세가 꺽인 것과는 달리 코스닥 시장은 4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일 코스닥지수 종가는 전날보다 5.59포인트 오른 126.51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8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그러나 이날 외국인들의 코스닥 순매수는 현대전자가 보유중인 한통프리텔 주식 136만주를 외국인에게 매도했기 때문으로 이재료를 제외하면 외국인은 여전히 코스닥에서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현대전자는 한통프리텔 주식을 주당 6만1,000원에 매도해 외국인이 이를 매수한 규모만 83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요인을 별개로 하더라도 코스닥시장은 3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이는 정부가 닷컴 위기론을 완화하기 위해 1,000억원규모의 M&A전용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큰 요인은 코스닥의 가격 메리트이다.
신영증권 심효섭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제반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코스닥은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개인투자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며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던 신규등록 종목등을 중심으로 반등이 일어나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15일 발표될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관측과 코스닥은 거래소처럼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충격이 없다는 점도 지수를 견인하는 요소이다.
한빛증권 고재영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129포인트에 근접해 지수상으로는 부담이 있지만 개별종목들은 실적호전등의 재료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3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종목이 120개에 달하기도 했다.
◆개별종목 위주의 투자 패턴 견지
증시의 두 변수인 현대 문제와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 분위기는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그러나 주말에는 현대의 자구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내주에는 경제정책의 분위기를 바꿀 개각도 예상돼 그 내용에 따라 증시에 다시 활력을 주는 모멘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일 증시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여 3일밤 미국 증시의 동향을 봐야 하겠지만 국내 요인만 보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한빛증권 고 애널리스트는 "거래소 시장은 삼성전자의 반등폭이 지수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고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미국 증시의 반도체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있어 3일밤 미국시장의 동향을 봐야 4일 주가의 방향을 알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아래 "장 분위기가 좋지않아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박스권 장세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내주초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대한다면 4일은 상반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별 종목을 저점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우량 금융주와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 길목을 지키며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할만한 때이다.
다만 당분간은 선물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물시장의 매매 패턴에 따라 현물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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