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흡혈귀 루디, 치과는 정말 싫어'

  • 입력 2000년 8월 4일 18시 56분


치과는 누구든지 가기 싫은 곳.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이 동화의 주인공인 흡혈귀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흡혈귀인 루디. 루디는 아침 식사로 아몬드에 피를 부어 먹는 아이 흡혈귀다. 어느날 어금니가 아파옴을 느낀다. 그러나 치과에 가는 것이 두렵다. 아픈 걸 꾹 참고 치과에 가지 않으려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댄다.

하지만 친구 이기트가 루디를 잘 달래 치과의사인 삼촌에게 데려간다. 마침내 치과 문을 열고 들어섰지만, 그래도 루디의 가슴은 두근두근. 두려움이 영 사라지질 않는다.

이 때 머리를 쓰는 루디. 박쥐로 모습을 바꾸어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독일 흡혈귀는 변신의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루디는 그러나 의사선생님 역시 흡혈귀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드디어 의사선생님도 박쥐로 모습을 바꾼다. 두마리의 박쥐가 병원 전등에 매달려 한바탕 소란을 피우는데…. 전등에 매달려 그네타기도 하고 그러다가 바닥에 쿵 떨어져 머리를 다치기도 하고. 어쨌든 소란 끝에 마음을 고쳐 먹고 치료를 받는 루디.

한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초등생 저학년용 동화. 치과에 가야한다는 상황 설정, 흡혈귀가 박쥐로 변신하는 얘기 같은 것들이 서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좀 황당한 듯하지만 황당해서 더 흥미롭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내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밝고 익살스러우면서도 때론 스산한 그림이 동화 읽는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

▼'흡혈귀 루디, 치과는 정말 싫어'/ 잉그리트 위베 글, 마리아 비스만 그림/ 문성원 옮김/ 시공주니어/ 58쪽,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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