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골프장 토사흘러 양식장 타격"

  • 입력 2000년 8월 4일 23시 28분


최근 잇따라 내린 집중호우로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대에 건설되고 있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골프장 공사장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청정해역인 일광 앞바다가 오염되자 어민들이 피해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일광면 이동어촌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집중호우 이후 이 일대 앞바다에 토사가 흘러들기 시작해 육지에서 600m 떨어진 바다 밑까지 10∼30㎝ 두께의 흙더미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이 해역에 위치한 마을공동어장의 전복과 성게 등 대부분의 어폐류가 흙더미에 묻힌 상태며 10여개소의 축양장도 흙이 섞인 해수 때문에 양식 넙치들이 폐사 직전에 놓여 있다.

마을공동어장은 97, 98년 6만여마리의 전복종패 등이 뿌려진 곳으로 당초 내년 초 수확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수확철을 맞은 이동어촌계 소속 14개소의 다시마 양식장도 다시마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

이동어촌계 어민들은 “온갖 정성을 들여 관리해온 전복과 성게어장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흙더미가 파도에 휩쓸려 먼 바다로 밀려나가지 않는 이상 어폐류 수확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골프장 시공사인 부산관광개발㈜과 코오롱건설측은 골프장 공사장의 침수지에서 이동천을 통해 토사가 바다로 유출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유출량이나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올 2월 착공된 이 골프장은 27홀 규모로 2002년 6월 완공될 예정이며 아시아경기대회 골프경기장으로 사용된 뒤 일반 골프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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