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엘스 '2인자 꼬리표' 뗐다…인터내셔널 정상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09분


“타이거 우즈가 없는 필드에선 내가 최고수”.

‘만년 2인자’로 불렸던 어니 엘스(30·남아공)가 2000미국PGA투어 인터내셔널대회에서 마침내 ‘지겨운 준우승터널’을 탈출했다.

7일 콜로라도주 캐슬파인GC(파72·7559야드)에서 스테이블포드 점수제(알바트로스 8점,이글 5점,버디 2점,파 0점,보기 ―1점,더블보기 이상 ―3점)로 벌어진 최종 4라운드.

막판 14번홀과 16,17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낚은 그는 이날 14점(이글1,버디4,보기1)을 추가한 필 미켈슨(미국)의 추격을 4점차로 뿌리치고 48점(21언더파 267타)으로 63만달러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올시즌 16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문턱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준우승만 5차례 기록한 그에게 이번 우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표> 어니 엘스의 올시즌 준우승 내역

94년 미국PGA투어에 데뷔한 이래 한해도 거르지 않고 1승이상씩(통산 8승)을 올려 우승행진을 7시즌으로 이어가며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

하지만 그의 이번 우승이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은 우즈가 출전하지 않은 대회였기 때문.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우즈에게 무릎을 꿇은 엘스.

‘우즈악몽’은 이후에도 계속돼 그는 이후에도 3차례나 우즈의 높은 벽에 막혀 골프에서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2인자에 머물렀었다.

올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시종 흔들림없는 플레이를 펼쳤건만 ‘언터처블’로 불리는 우즈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4년 US오픈을 제패하며 화려하게 미국무대에 데뷔했을 때 그의 이름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그린의 황태자’. 하지만 우즈가 프로에 데뷔한 96년이후 더 이상 최고의 칭호는 그의 몫이 아니었다.

17일 발할라GC에서 개막하는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미국PGA챔피언십에서 과연 엘스가 ‘우즈악몽’을 떨쳐버리고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수 있을까.

엘스의 시즌 첫 승은 그런 의미에서 올 미국PGA챔피언십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안영식기자·캐슬파인외신종합>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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