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디지털시대 자녀 수학공부 창의력에 중점둬야"

  • 입력 2000년 8월 7일 23시 40분


“디지털마인드의 시작은 수학 아닙니까. 그런데 교과내용은 20년 동안 별로 바뀐 것이 없어요.”

경기 양평동초등학교 임용식 교사(48)는 요즘 2학기를 앞두고 사재를 털어 ‘수학 잘하는법’ ‘EQ 퍼즐시대’(예림당) 등 창의적인 수학교재의 증보판을 만드느라 바쁘다. 2∼3년 전 학생들에게 나눠줄 요량으로 초판 몇백부씩을 찍었는데 반응이 좋아 다시 내기로 했다. 27년 동안 교직에 있었지만 요즘처럼 수학을 가르치면서 위기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는 점이 책을 쓰게 된 동기.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계산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직도 교과서의 주된 목표이자 평가기준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응용력 문제는 찬밥이에요. 교사로서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어디서 길러주어야 할지 암담합니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수리능력의 추론 부분. 컴퓨터의 발달로 계산하는 속도는 무의미해진 대신 어떤 식을 세워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그의 책에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에서도 연관성을 찾아주는 문제가 많다. 숫자 1―2, 2―3, 3―1을 삼각형 모양으로 배열해 각각의 선분 가운데에 공란을 치고 어떤 수를 넣어야 각 선분의 합이 같아지게 되느냐는 식. 어른들도 6, 4, 5라는 정답을 한눈에 발견하긴 쉽지 않다.

수학자인 한양대 김용운교수도 임교사가 개발해낸 문제들에 대해 “일본이나 중국스타일도 아니고 한국적 사고력 배양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엄마들이 수학 과외를 꼭 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재미있는 응용문제들을 자녀와 매일 한두 개씩 같이 풀어보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임용식교사의 '수학 잘하는 법'▼

①교과서 뒤에 있는 ‘생각해볼 문제’들을 무시하지 말고 방학 때 전부 풀어본다.

②엄마들은 자녀가 응용문제의 우리말 뜻을 확실히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③성냥개비나 고무풍선, 1∼10의 숫자판 등은 응용문제에 자주 나오므로 집에 준비해둔다.

④수학은 개인차가 큰 학문. 고학년 과정이라도 흥미만 있으면 빨리 예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⑤기초적인 계산력은 기본. 컴퓨터 계산은 4학년 전에는 삼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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