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9일부터 옵션만기 태풍권 진입

  • 입력 2000년 8월 8일 18시 22분


증시가 늪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주식시장은 단기 과대낙폭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장초반 10포인트이상 반등하기도 했지만 후반들어 힘없이 되밀렸다.

이같은 약세는 옵션 만기일인 오는 10일까지 계속될 전망이어서 단기매매를 하는 투자자들도 일단은 숨고르기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현대 문제는 이제 증시에서 커다란 암초가 되어 이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어떤 재료도 효력을 나타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현대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증시의 체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단기적으로 증시를 짓누르는 것이 오는10일의 8월물 옵션 만기일이다. 옵션 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약 2000억원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옵션 만기일을 틈탄 선물관련 프로그램 매도물량까지 합하면 3000억∼4000억원규모가 된다.

8일 증권거래소에서의 거래규모가 1조3,700억원이므로 순수한 옵션 관련 프로그램 매도물량만 따져도 거래소에서 하루 돌아가는 자금의 14.6%정도 된다.

프로그램 매물이 하루 거래대금의 6∼7%정도만 되어도 시장에 충격을 주는데 15%가까이 되므로 10일 증시는 큰 충격파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증권 심상범 애널리스트는 "9일부터 거래소 시장은 옵션만기일에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을 우려한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옵션 만기일에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소화할 주체가 있겠느냐는 점이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체력이 극도로 저하되어있고 외국인투자자도 최근 거래규모를 줄이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나올 경우 지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8일 투신사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940억원이상을 내다 판 것은 옵션 만기일에 자신들이 보유한 매수차익거래잔고를 스스로 흡수하기위한 현금을 확보하기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들이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시장 흐름을 보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아닌 일반 주식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9일 증시에서도 이같은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쨌든 10일까지는 매물 공세가 이어질 것이므로 보수적인 투자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

코스닥은 그나마 개별종목을 중심으로 순환매가 이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매매의 숨통이 트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코스닥도 프로그램 매물의 부담은 없지만 심리적 위축에 따른 침체장세는 벗어날 수 없는 형편이다.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신규등록 종목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활발한 거래를 하고 있어 단타 매매의 기회는 있으나 지수는 거래소와 같은 연계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일단 옵션만기일까지 지수 하락은 감수할 수 밖에 없고 하락폭이 관건인데 낙폭이 예상외로 클 경우 역설적으로 기업 구조조정등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므로 10일이후의 증시 방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