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32호 홈런선두 잰걸음

  • 입력 2000년 8월 9일 22시 23분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 남은 건 몇 개를 치느냐 뿐….

‘예약된 홈런왕’ 이승엽(24·삼성)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9일 롯데와의 부산경기. 이승엽은 4―3으로 앞선 5회 롯데 선발 김영수의 초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담을 넘기는 120m짜리 2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3일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로 데뷔후 첫 완봉승을 거둔 김영수의 시속 137㎞짜리 바깥쪽 빠지는 높은 슬라이더였지만 맞는 순간 누구라도 홈런임을 알 수 있었던 잘 맞은 직선타구 홈런. 1점차의 불안한 리드에서 멀찌감치 달아나는 ‘영양가 있는’ 홈런이기도 했다.

이로써 시즌 32호를 기록한 이승엽은 이틀 전만 해도 공동 선두였던 현대 박경완 퀸란 듀엣(이상 30개)을 2개차로 따돌리며 2년연속 홈런왕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이승엽은 또 올시즌 3경기당 1개꼴인 98경기에서 32홈런을 터뜨려 이 페이스면 7경기가 늘어난 올시즌 133경기에선 43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 이승엽은 54홈런 신기록을 세운 지난해 98경기에선 42홈런을 쳐 98년 두산 우즈의 최고기록과 타이를 이뤘었다. 반면 이승엽보다 2경기를 더 치른 박경완과 퀸란의 홈런 페이스는 40개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

경기는 2―3으로 뒤진 4회 진갑룡의 2점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고 임창용이 2실점으로 진땀 마무리를 한 삼성이 7―6으로 승리.

대전에선 두산 마무리 진필중이 한화와의 연속경기에서 올시즌 최초로 2세이브를 따내며 시즌 36세이브포인트(5구원승 31세이브)로 현대 위재영(33세이브포인트)을 3개차로 따돌렸다.

진필중은 1차전에서 8―7로 쫓긴 8회 무사 1루의 위기를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2차전에선 5―2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산 톱타자 정수근은 1차전에선 3―3으로 맞선 2회 2타점 2루타로 결승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선 0―1로 뒤진 3회 동점 2루타를 날린 뒤 장원진의 연속 2루타때 역전 결승득점을 올렸다.

올시즌 두산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35세 노장’ 이광우는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 7회까지 4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최근 7연승 행진을 벌이며 시즌 9승째를 거뒀다.

두산이 8―7, 6―2로 승리해 한화전 5연승을 내달렸고 올시즌 팀간 상대 전적에서도 9승1패로 압도적 우세.

한화는 송지만이 1차전에서 1회 2점홈런을 날려 프로 26번째로 통산 100홈런 고지를 밟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29호.

잠실경기는 해태가 장단 12안타를 몰아쳐 4연승중이던 LG에 10―4로 대승을 거뒀다.

현대와 SK의 수원경기는 비로 취소돼 예비일인 10일 열린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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