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 싱어가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라면 386세대에게는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John)이 있다. 80년대 마돈나(Madonna)가 섹시함으로 뭇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올리비아 뉴튼 존은 그 이전부터 청순한 외모와 달콤한 보이스로 386세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올리비아 뉴튼 존은 단지 386세대들만이 기억할 만한 추억의 인물은 아니다. 그녀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요즘 젊은 세대들 역시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낯익을 것이다.
TV의 위력을 새삼 재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모 CF를 통해 영화 [그리스]에서 올리비아 뉴튼 존이 존 트라볼타와 함께 부른 'Summer Night'가 소개돼 20년이 지난 요즘 다시 히트하게 된 것. 그 덕에 이미 국내에서 절판이 됐던 이 영화 사운드트랙이 재발매돼 젊은 사람들의 손에도 쥐어지게 됐으며, 마침내 올리비아 뉴튼 존이 첫 내한 공연까지 갖기에 이르렀다.
영국 잉글랜드 출신의 올리비아 뉴튼 존은 70년대 팝 음악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능숙하게 컨트리 팝계는 물론 메인스트림 소프트 록계를 휘어잡은 여성 싱어다. 최근 미국 팝 음악계에서는 컨트리와 팝 음악에 양다리를 걸친 크로스오버적인 성향을 보이는 여성 아티스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가창력 못지 않게 외모로도 한몫하는 페이쓰 힐(Faith Hill), 샤니아 트웨인(Shania Twain) 등이 그들이라 할 수 있는데, 올리비아 뉴튼 존이야말로 이러한 '미모+컨트리 팝' 여성 싱어의 대선배라 할 수 있다.
그녀 역시 70년대 컨트리 팝 싱어로 대중 음악계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컨트리 팝 넘버 'If Not For You'로 첫 성공을 거둬냈다. 그러나 페이쓰 힐, 샤니아 트웨인이 미국 최고의 컨트리 음악인들의 잔치, '컨트리 뮤직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Of Country Music Awards)'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으며 컨트리 수호자들로부터 찬사를 얻어낸 것과 달리 올리비아 뉴튼 존은 차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했다.
당시 지엄하신 컨트리 수호자들은 이국의 땅에서 태어난 그녀를 컨트리 뮤지션으로 쉽게 인정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컨트리 음악이 영국의 오랜 포크 음악으로부터 유래됐다는 사실은 그녀의 몸속에도 컨트리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뜻하며,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컨트리 뮤직에 매료돼 십대 시절을 보냈다. 결국 올리비아 뉴튼 존은 73년 그래미로부터 '최우수 컨트리 여성 보컬리스트'로 선정되는 영광을 당당하게 받아냈다.
그녀에게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과 컨트리 팝 싱어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한 앨범은 [Let Me Be There](73). 이 앨범은 그녀의 첫 미국 진출작으로 팝과 컨트리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후 [If You Love Me Let Me Know](74)과 [Have You Never Been Mellow](75)의 앨범을 통해 그녀는 컨트리에서 다소 벗어난 팝 넘버들로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 앨범들에서 'If You Love Me (Let Me Know)', 'I Honestly Love You'와 'Have You Never Been Mellow' 등의 곡들을 차트 정상에 올려놓았다.
특히 'I Honestly Love You'로 그녀는 또 다시 74년 그래미로부터 상을 받게 됐는데, 이번에는 컨트리가 아닌 팝 싱어로서 '최우수 팝 여성 보컬리스트'와 '올해의 레코드'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즉, 올리비아 뉴튼 존은 컨트리와 팝 음악계 양쪽으로부터 인정을 받아냈으며, 또한 대중들로부터는 컨트리 싱어로서 5 개 싱글과 팝 싱어로서 15개의 싱글을 정상 10위권 내에 진입시키는 상업적인 성공까지 얻어냈다.
그 중 우리(정확히는 386세대, 혹은 오전 10시대 FM 애호가들)가 무엇보다 올리비아 뉴튼 존을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컨트리 팝도 소프트 록 넘버도 아닌 댄스 팝 싱어로 변신한 올리비아 뉴튼 존이다. 바로 81년 앨범 [Physical]의 앨범 타이틀곡 'Physical(후렴구의 가사가 요상하게 들리는 것이 인상적인)' 때문. 이 곡은 81년부터 82년 사이 무려 10주 동안이나 차트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다름 아닌 이 시대는 비지스(Bee Gees)의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로부터 시작된 디스코 열풍의 시대였던 것. 올리비아 뉴튼 존은 [Physical] 이전에 이미 78년 영화 [그리스(Grease)]에 존 트라볼타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돼 배우로서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동안의 발라드 싱어로서의 이미지를 일변, 댄스 팝 싱어로 거듭났다. 이 사운드트랙에서 그녀가 참여한 'You're The One That I Want', 'Hoplessly Devoted To You', 'Summer Nights'와 같은 곡들은 그녀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했으며, 그 결과 'Physical'과 같은 곡을 통해 섹시 스타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그녀는 'Physical'의 뮤직 비디오를 통해 마돈나가 뭇남성들을 유혹하기 이전부터 음악계에 새로운 비디오의 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그녀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그녀의 매력적인 보이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컨트리 팝과 소프트 록, 어느 곡에나 잘 어울리는 보이스야말로 70년대를 넘어 80년대 중반까지 꾸준하게 그녀의 이름을 차트에 오르게 한 원동력이다. 그러나 출세가도에도 한계는 있는 법. 80년대 후반 그녀는 더 이상 뚜렷한 성공을 보여주진 못했다.
댄스 팝계에서는 이미 마돈나, 자넷 잭슨(Janet Jackson), 신디 루퍼(Cyndi Lauper)와 같은 섹시걸들이 올리비아 뉴튼 존을 추월해 버린 상태였다. 별다른 히트곡 없이 그녀는 80년대 후반기를 보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70년대 히트곡들은 소프트 록과 어덜트 컨템포러리계에서 여전히 사랑스러운 곡들로 기억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환경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던 올리비아 뉴튼 존은 92년 암으로 인해 장기간 병마와 싸워야 했으며, 10년 이상 함께 생활해 온 남편과 이혼까지 해야 했다. 느즈막한 나이에 큰 시련을 겪었지만 그녀의 모습이 예전이나 다름없이 아름답다.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되돌아' 온 그녀는 건강한 모습으로 지난 98년 4년 만의 신작 [Back With A Heart]를 발표했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그녀의 컴백은 이미 브리트리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에게 빼앗긴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는 어려운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7,80년대 올드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은 그녀의 재기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녀의 재기 앨범은 컨트리의 본고장인 미국 내쉬빌에서 녹음된 앨범으로 초기의 올리비아 뉴튼 존의 모습을 재현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녀가 여전히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 듯한 그녀의 모습 때문일지도. 그 7,80년대의 향수를 가득 담은 모습으로 그녀는 새천년을 맞은 한국의 팬들을 만나게 된다. 영원한 팝의 연인, 올리비아 뉴튼 존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은 386세대에게 아련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한 여름밤을 선사해 줄 것이다.
◆ Olivia Newton John 내한 공연 일정
일정: 2000년 8월 22일(화), 오후 8시
장소: 올림픽 공원 88 잔디마당
티켓: 100,000(R), 80,000(S), 60,000(A), 40,000(B)
주최: 아이스타
예약/문의: 1588-7890
조은미 jamogue@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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