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정부간 힘겨루기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개각을 앞두고 현대가 ‘딴청’을 부리자 주가는 3일이후 나흘동안 62포인트나 빠졌다. 하지만 정부가 개각을 매듭짓고 강공책으로 나오자 주가는 9, 10일 이틀간 63포인트나 올랐다.
증시 주변여건에 큰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현대와 정부 간의 기(氣)싸움만으로 주가가 청룡열차를 타고 있는 셈.
전문가들은 만약 ‘현대충격’이 없었더라면 지금 주가는 적어도 850∼900에 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현대충격을 수치로 나타내면 약 142포인트 정도 ”라고 주장했다.
142포인트는 한 외국계증권사가 현대의 유동성문제를 처음 제기하기 전날인 4월21일 종가 767과 현대가 ‘3부자 퇴진’이라는 수습책을 내놓기 전날인 5월29일의 장중 저가인 625의 차이.
이 기간(4월24일∼5월29일)의 지수하락폭을 현대충격에 대한 시장의 반응으로 보는 것은 이 동안 국내 증시에 이렇다 할 영향을 준 다른 변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강팀장의 설명이다.
이같은 주장에 따라 4월24일 이후 주가추이에서 현대충격을 제외하면 종합주가지수는 대우사태 이후 800∼100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셈이다. 현대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대우사태가 우리 경제에 던져준 금융권의 전반적인 부실을 금융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하지 못하는 한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웃도는 대세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
반면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상무는 “현대문제가 금융시장 및 기업경영의 정상화 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대세반전을 가져올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금융부실을 회복하기 어려움은 물론 국가신인도 면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반대로 현대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면 재벌개혁과 아울러 증시 등 금융시장의 한단계 도약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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