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日銀총재 금리인상 시사로 '엔화초강세'

  • 입력 2000년 8월 10일 19시 03분


일본 중앙은행이 1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시되면서 엔화가치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런던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7.63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보다 달러당 0.33엔이나 오른 것으로 3주만의 최고치이다.이로써 엔화가치는 이번주들어 1.3%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가 11일 개최되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을 강력히 시사한데 따른 것이다.

하야미 총재의 금리인상 발언으로 일반대출 금리는 물론 은행간 초단기 금리와 채권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금리인상이 유력시되면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야미 총재는 지난주 의회 재무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한데 이어, 9일에도 한 텔레비전 방송과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발언을 하는 등 최근 10일 동안 3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을 직접 역설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인상폭은 0.25%의 소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하야미 총재가 잇딴 금리인상 발언과 관련, 중앙은행 내부는 물론 대장성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어 제로금리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리인상 반대론자들은 금리인상이 대단히 '섣부른(prematured)' 결정이 될 수 있다고 하야미 총재를 몰아세우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감안, 금리가 오르더라도 소폭 인상에 그치며, 미국과 같은 '연쇄적인 인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환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엔화약세기조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드레스드너은행의 외환 전문가인 제스퍼 다네스보는 "일본은행이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반반"이라면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투자격언대로 금리인상이 확정되면 다시 엔화를 내다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블룸버그통신도 외환 딜러들은 대상으로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엔·달러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응답자의 50%가 금리의 인상을 예상했으며 70% 이상이 엔화약세를 점쳤다고 보도했다.

체이스 애셋 메니지먼트의 닐 엘러벡 외환투자전략가는 "11일 일본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50%이며,미국 및 유로존과 금리 스프레드가 워낙 커 이번 금리인상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향후 6개월 안에 엔·달러 환율은 110∼115엔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대표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는 연율 6.5%이며, 유로존의 조달금리는 4.25%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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