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마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55분


마쓰우라 고이치로(松浦晃一郞)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사진) 사무총장은 이번 남북한 방문을 통해 남북한의 학술 문화교류를 위한 가교역할을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남북한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실 텐데요.

“최근 남북한 관계의 급진전으로 유네스코가 평화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남북한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까.

“유네스코는 기부자가 지정한 특정단체나 분야에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신탁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제도를 이용해 북한의 특정분야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올해 한국 문화재청은 10만달러를 적립해 북한 지역의 문화재 보존 지원에 사용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네스코는 남북한 관계자들을 초청해 특정분야에서 만남과 토론의 장을 제공하는 중개자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기술이나 인명 등 한국 고유명사의 알파벳 표기방식을 통일하는 문제에 대한 남북한 포럼을 열 수도 있겠지요.”

―유네스코와 북한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통신분야에서 북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의 정보기술능력 향상프로그램과 양강도 대홍단의 정보기술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98∼99년에는 홍수로 피해를 본 북한의 10개 초등학교 복구작업을 지원했습니다. 현재 과학 교과과정 개발, 컴퓨터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훈련 장비 현대화 등 과학분야 지원 문제를 검토중입니다.”

―북한이 평양 인근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했으나 아직 유네스코에 등록된 문화유산이 없습니다. 유네스코는 북한이 등록을 추진중인 7건에 대한 신청절차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북한은 고구려 벽화고분군, 개성의 역사 유적, 평양의 역사 유적에 대한 문화유산 신청을 준비중입니다. 칠보산 구양동굴, 금강산 및 금강산 일대 역사유적, 묘향산 및 묘향산 일대 역사유적 등 문화유산과 자연생태계의 등록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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