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인터넷의 교차로’라는 테마처럼 이 행사는 인터넷(www.senef.net), 문화일보와 새마을호 열차의 인트라넷, 정동 A&C, 문화일보홀, 아트선재센터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총 14개국 120여편의 영화가 비경쟁으로 상영되는 올해 행사는 ‘디지털 특급’ 부문을 중심으로 ‘혼전과 도전’ ‘선구자’ ‘반란과 음란’ ‘다음 세대’ 의 모두 5개 부문으로 나눠 치뤄진다.
▽디지털 특급=디지털 기술을 영화에 실험적으로 도입한 작품들. 국제적인 디지털 관련 첨단 영상제를 초청해 해외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숨을 거두기 직전의 한 소년과 그 어머니의 반응을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언어와 노래,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의 이미지로 그려낸 ‘작은생명(뉴질랜드)’, 도쿄역에서 한 청년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가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화물(오스트리아)’,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낀 노동자 마라가 보수적인 시골 사람들 속에서 번민하는 내용의 ‘배꼽(미국)’ 등이 상영된다.
특별초청 부문에서는 뮤직 비디오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있는 미국 감독 마이크 밀스의 작품과 영국의 디지털 동영상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반란과 음란= 이번 영화제 중 가장 대중의 관심을 자극하는 부문. 포르노 영상물에 대한 담론을 밝은 곳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기획. 일본 에로영화사를 통해 본 성의 이미지를 로망 포르노에서 핑크 포르노에 이르기까지 무삭제 원판으로 소개한다.
오사카의 스트리퍼를 다룬 ‘이치조 사유리 젖은 욕정’, 매일같이 섹스만 반복하는 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두 남녀를 그린 ‘빨간 머리여자’, 영하 10도의 눈 쌓인 홋가이도에서 전라로 달리는 모습이 화제가 된 ‘광란의 질주’, 에로스와 폭력이라는 주제를 동시에 다룬 ‘천사의 황홀’, 살인 청부업자의 망상과 현실이 아름답게 교착하는 하드보일드 영화 ‘황야의 더치 와이프’, 한 가족을 두고 벌어지는 포르노 코메디 ‘변태가족 형의 아내’ 등이 상영된다.
▽혼전과 도전=주제와 형식의 장르 파괴를 시도한 영화들이 선보인다. 꼬마의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 이상심리를 파헤친 ‘천사의 꿈(한국)’, 인종편견을 아이러니컬한 시각에서 다룬 ‘너는 빼고(한국)’, 멕시코의 레슬링하는 열정적인 남자들을 다룬 ‘랄랄라 레슬링-우리는 힘쎈 쥐!(스웨덴)’ 등이 상영된다.
▽선구자=사진과 영화, 소설과 기행문, 설치 예술, CD롬까지 다양한 매체들을 생산해 낸 프랑스의 대표적 영상 지성인 ‘크리스 마르께’의 작품이 소개된다.
주요 상영작으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 촬영현장을 담은 ‘아.까.-아키라 구로자와 초상’, 전 루마니아 대통령 차우체스코의 재판 촬영자료 ‘차우체스코로 인한 연상’, 파리가 완전히 파괴된 후에 한 남자가 미래와 과거로 보내지는 ‘환송대’, 사랑하는 이가 떠나면서 남긴 컴퓨터와 대화하는 여인을 그린 ‘제 5단계’, 코끼리가 탱고를 추는 장면을 담은 ‘탱고 음악에 맞춰’, ‘마지막 볼세비키를 만들기 위한 71년 습작 ‘달리는 기차’ 등이 상영된다.
▽다음 세대=18세 이하, 18분 길이 이하의 작품들. 미래 영화인들인 국내 초·중·고등 학생들의 작품을 모은 경쟁부문이다.
한편 세네프가 제작 지원한 극영화 5편도 소개된다. 서울을 전체적으로 낯설게 또는 초현실적으로 보이게 하는 작품 ‘스트레인저 댄 서울’(감독 문원립),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스타를 꿈꾸며 살아가는 한국계 여배우의 일상을 그린 다큐 드라마 ‘뉴욕에서 여배우 되기’(감독 홍윤아), 컴퓨터 게임에 미친 남녀의 사랑을 그린 ‘바람이 분다’(감독 홍기선), 무더운 여름 도심에서 벌어지는 사랑이야기 ‘연인’(공동감독 이정섭,강철우 최화진), 여행을 떠난 연인에게 벌어진 뜻밖의 사건을 다룬 ‘갈매기’(감독 황철민)이 상영된다.
이밖에 ‘그림 소리가 좋다’(문화일보홀 갤러리, 17일 오후 4시)라는 세미나와 ‘선구자’의 ‘크리스 마르께란 누구인가?’(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18일 오후 3시)라는 주제의 포럼 등이 부대행사로 준비돼 있다. 폐막작으로는 경쟁부문 출품작중에서 뽑힌 세네프 대상 수상작을 상영한다. 인터넷 상영무료, 일반 극장 상영작은 1회 5000원. 영화제 사이트에서 일반 상영 입장권을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2)732-5305~6
오현주 <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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