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실리콘 밸리를 움직이는 10人

  • 입력 2000년 8월 13일 19시 08분


《미국의 사상 최장기 경기호황을 주도하고 있는 신경제의 심장부 실리콘밸리. 전세계 정보기술(IT)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밀집한 이곳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들은 누구일까.》

실리콘 밸리 소식 전문지인 머큐리뉴스는 지난해 말부터 8개월간 미국의 주요 정치인, 기업인, 교수, 과학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명’을 선정, 최근 발표했다. 하이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7명으로 가장 많고 정치인 1명, 언론인이 2명이다.

▽론 곤살레스(49·새너제이 시장)〓10명 중 유일한 정치인. 18개월 전 새너제이시장에 당선된 뒤 ‘고속열차’라는 별명처럼 놀라운 추진력으로 실리콘밸리 지역의 각종 현안을 해결해왔다. 취임 초기 소수민족과 근로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역 영향력을 키워왔다. 추진력이 큰 만큼 반대세력도 있다.

▽존 체임버스(50·시스코 회장)〓‘인터넷 전도사’로 새너제이의 미래를 열어갈 대표적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시스코의 CEO에 오른 지 5년 만에 신경제를 이끄는 거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시스코의 시가 총액은 그가 사령탑에 올랐을 때보다 50배나 높다.

▽크레이그 배렛(61·인텔 회장)〓스탠퍼드대 교수 출신. 3년 전 인텔의 사령탑에 오른 후 변덕스러운 반도체시장에 대처, 인텔을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텔에는 74년 합류. 튀는 행동을 하지 않아 아직도 ‘교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사업에서는 결단성을 발휘, 작년에만 60억달러를 들여 12개 회사를 인수했다.

▽스콧 맥닐리(45·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82년 부사장으로 선과 처음 인연을 맺어 84년 30세에 CEO에 취임했다. 95년에는 다중 플랫폼 언어인 자바를 개발,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매년 20억달러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쟁업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독설로 유명하다.

▽제임스 모건(61·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회장)〓76년 사우스베이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일본의 비즈니스 형태를 모방해 성공, 업계 처음으로 일본에 계열사를 설립하는 등 미국 IT업체의 일본시장 공략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코넬대를 졸업, 77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의 CEO에 올랐으며 78년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2억달러를 소유한 부자답지 않게 그의 사무실은 평범하다.

▽루 플랫(59·전 휴렛팩커드회장)〓7년 동안 HP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뒤 작년 12월 칼리 피오리나를 영입해 CEO자리를 물려줬다. 그의 CEO 재임 중 HP의 매출액은 164억달러에서 424억달러로 뛰었고 순이익은 7배로 증가했다. HP를 인터넷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용단을 내려 미국 최대의 프린터 제조업체이자 두번째로 큰 컴퓨터업체로 키워놓았다.

▽칼 구아르디노(38·실리콘밸리제조업체협회(SVMG) 대표)〓SVMG는 78년 휴렛팩커드의 창설자인 데이비드 패커드가 만들었는데 현재 이 지역 대부분의 하이테크업체인 175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3년전 SVMG의 대표를 맡은 뒤 환경 교육 주택 등 실리콘밸리의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다. 94년 휴렛팩커드에 입사하면서부터 이 지역 파워엘리트로 부상했다.

▽토니 리더(59·나이트리더 회장)〓미국 28개 도시에서 발간되는 31개의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의 미디어그룹 중 하나인 나이트리더의 CEO. 나이트리더의 회장을 맡은 뒤 본사를 마이애미에서 실리콘밸리로 이전했다. 그 전에는 머큐리뉴스를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문화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제이 해리스(51·머큐리뉴스 회장)〓10명 중 유일한 흑인이다. 언론학교수 출신으로 미국의 흑인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의 한사람으로 꼽힌다. 86년 토니 리더에 이어 머큐리뉴스의 발행인을 맡은 뒤 하이테크 뉴스에 중점을 두어 신문을 발행하면서 머큐리뉴스를 크게 성장시켰다.

▽존 도에르(49)〓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 소속 벤처캐피털리스트. 컴팩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넷스케이프 아마존 등 굵직굵직한 하이테크 기업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 고어 부통령의 신경제 자문역. 정치 거물들도 신경제에 대해 자문하러 그를 직접 찾아올 정도로 정계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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