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로 접어들면서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금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김씨처럼 외환위기가 한창이었던 98년 상대적으로 싼 전세금에 입주했던 세입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은평구 성북구 동작구, 경기도에선 의정부 안양 군포시 등지를 중심으로 전세금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 한솔아파트 45평형의 경우 7월 중순 1억∼1억2000만원이었으나 이달 초 1억2000만∼1억2500만원으로 2주만에 평균 1750만원이 올랐다. 동작구 상도동 약수아파트 25평형도 같은 기간에 전세금이 평균 1000만원이 오른 6500만∼7000만원에 형성됐다. 안양 호계동 일신아파트 28평형도 7월 5000만∼5500만원에서 최근 6000만∼6500만원으로, 의정부시 호원동 삼익주택 28평형도 5300만∼5500만원에서 5800만∼6300만원으로 급등했다.
또 전세매물도 귀해 성북구 노원구 등 일부 지역에선 중개업소에 100만∼200만원씩 맡겨놓은 대기자가 10명이 넘기도 한다. 노원구 상계동 L부동산 관계자는 “신혼부부가 많지만 물건이 없어 허탕을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격주간 부동산정보지 ‘부동산플러스’ 안명숙 차장은 “서울의 경우 전세금이 2년 전보다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지하철 개통 등으로 주거여건이 좋아진 서울 외곽의 소형 주택밀집지로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의 경우엔 재건축 추진 등으로 이사 수요가 집중된 지역이 대부분이다. 안차장은 “추석 이후 서울과 수도권에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세입자라면 이사 시기를 그 이후로 늦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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