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되면서 국내 수입차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BMW와 벤츠가 각각 새로운 모델을 국내에 선보이며 격돌할 전망이다.
▽영원한 맞수〓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가운데 절반은 BMW 아니면 벤츠. BMW가 약 36%, 벤츠가 약 15% 정도이다. BMW와 벤츠는 고향인 독일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브랜드.
국내 수입차시장에선 외환위기 직전까지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1, 2위를 다퉜지만 지난해 부터 BMW와 벤츠의 럭셔리카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BMW의 세단은 차의 크기에 따라 아래에서부터 3, 5, 7시리즈로 크게 나뉜다. 벤츠 역시 마찬가지로 C, E, S클래스 등 3단계로 나뉜다. 양사 제품은 고객층이나 가격대까지 서로 엇비슷한 맞수들이다. BMW가 젊고 다이나믹한 느낌을 준다면 벤츠는 중년의 여유와 멋이 느껴진다.
올해 하반기 벤츠는 뉴C클래스라는 히든 카드로 국내 컴팩트 세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BMW 3시리즈에 도전장을 던진다. BMW는 다음달부터 X5라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내놓고 역시 SUV 차량인 벤츠 M클래스와 정면으로 맞부닥친다.
▽컴팩트 세단〓올해 11월 국내에 선보일 뉴C클래스는 기존 C클래스를 7년만에 완전히 탈바꿈한 제품으로 전혀 다른 차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벤츠측 설명이다. 벤츠의 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차를 보고 이 정도면 BMW 3시리즈와 맞서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고 귀띔했다.
뉴C클래스는 E클래스의 트윈 헤드램프와 뉴S클래스의 표주박형 헤드램프를 섞어놓은 듯한 앞모습이 특징이다. 스포츠카의 다이나믹함과 세단의 우아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국내 판매 모델의 주력인 뉴C 200K 모델은 2000㏄ 엔진에 163마력의 파워를 자랑한다. 기존 C클래스에 비해 20% 가량 힘이 세졌다. 가속력도 뛰어나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9.7초 밖에 안걸린다. 최고 시속은 227㎞. 판매 가격은 5300만원.
▽SUV〓BMW의 X5는 BMW가 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SUV로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될 때부터 관심을 모았던 모델. BMW측에선 X5를 전혀 새로운 형태의 4륜 구동 차량이라는 의미에서 흔히 쓰는 SUV대신 SAV(Sports Activity Vehicle)로 불러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X5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 일반에 판매됐고 올해 5월에는 유럽 시장에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는 4400㏄엔진을 얹은 V8 모델이 선보인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더의 기능에 스포츠 세단의 순발력을 결합시켰다는 BMW측의 설명이다.
X5는 가격대가 1억원 정도로 벤츠의 SUV인 M클래스와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벤츠측도 지금껏 주문판매만 하던 M클래스를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여와 X5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M클래스 역시 오프로드카와 스포츠카의 특징이 잘 어우러진 미래형 SUV. 국내에 판매될 모델은 4륜 구동이지만 시속 100㎞에 이르기까지 9.5초가 걸릴 정도로 날렵하다. 8250만원.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