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외곽순환도로 "20여km에 통행료 2200원"

  • 입력 2000년 8월 21일 18시 56분


분당∼평촌∼산본∼중동∼일산 등 5개 신도시를 지나는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총연장 130㎞ 중 민자유치 등으로 건설하기로 한 일산∼의정부∼퇴계원간 39.2㎞를 제외하고 현재 전체의 70%인 90.8㎞ 구간이 개통됐지만 통행료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일부 병목구간에서의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경기 안양 평촌 신도시 내 I기계㈜에 다니는 서영창씨(27)도 이 도로의 단골로 따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평일 오전 서울 송파구 거여동 집에서 직장으로 나서기 위해 송파IC로 진입, 외곽순환도로를 1㎞ 정도 달리면 우선 성남톨게이트에서 1100원의 통행료를 낸다. 또 성남톨게이트에서 12㎞ 거리인 청계톨게이트에서 두 번째로 1100원의 통행료를 낸 뒤 평촌 신도시로 빠진다. 그가 하루에 기본적으로 지불하는 도로 통행료는 왕복 4400원.

회사차량을 지원받고 있는 그는 일산 신도시로의 출장길에 나설 경우 평촌∼일산 중간에 있는 시흥과 김포 2개 톨게이트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왕복 4400원의 통행료를 또 지불해야 한다.

서씨는 “하남시에 사는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올 경우 송파IC까지 20여㎞를 오는 데 통행료를 한 번도 내지 않지만, 나는 거여동 집에서 평촌 직장까지 비슷한 거리를 가는데도 통행료를 두 번이나 내고 있어 억울하다”고 말했다.

퇴계원에서 일산까지 총 5개의 개방식 톨게이트가 설치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1㎞당 통행료는 82.52원. 경부, 호남 등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100∼120% 비싸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수도권 고속도로의 경우 지방에 비해 건설비가 몇 배 더 들어갔기 때문에 통행료에 할증요금을 적용하고 있어 다소 비싼 편”이라고 밝혔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이용객들은 또 체증구간도 늘고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지난해 11월 산본∼장수, 서운분기점∼김포대교 등 2개 구간 29.1㎞가 개통되기 이전까지 하루 26만5000여대에 불과했으나 7월 현재 45만8000여대로 급격히 늘어났다.

일산 신도시로 빠져나가는 신평JC는 지난해 11월 개통 당시 1차로로 설치된 차선 램프를 최근 2차로로 늘렸지만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는 여전히 심각해 램프를 빠져나가는 데 30분 이상 걸리고 있다.

또 판교에서 분당 방향으로 향하는 구간은 편도 4차로에서 2차로로 좁아지는 병목 구간이어서 차량 통행이 늘어난 요즘 ‘마의 체증구간’으로 불리고 있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는 올연말까지 일산 신도시와 연결되는 신평JC∼지도IC2.9㎞ 구간을 완공, 일산 신도시 진입을 원활하게 할 계획이다.성적인 체증을 빚고 있는 퇴계원∼하남∼판교분기점 간 34.3㎞ 구간의 왕복 8차로 확장공사를 내년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